제시 린가드(32, FC 서울)은 멋졌으나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 끝 무승부였다.
FC 서울은 10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개막전서 나란히 광주 FC, 수원 FC에 패배했던 서울과 인천은 다음 라운드에서 시즌 첫 승을 기약하게 된 상태이다.
양 팀 모두 1라운드 개막전서 패배했던 상황이라 이 경기에 거는 각오가 남달랐다. 먼저 서울은 4-2-3-1로 나선다. 먼저 최전방에 일류첸코, 2선에 임상협, 팔로세비치, 강상우를 배치했다. 중원은 기성용-시게히로, 포백은 이태석-김주성-권완규-박동진, 골키퍼는 최철규가 나선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였던 린가드는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서 제외됐다.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아직 몸상태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내가 느낄 때는 광주전보다 조금씩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 100% 몸상태는 아니다"라면서 "관중들이 기대를 하는데 후반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시작부터 양 팀의 색채가 갈렸다. 먼저 서울은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공략하랴고 했다. 기성용이 중원에서 특유의 방향 전환을 통해서 전방으로 볼을 전개했다. 하지만 사이드로 빠진 직후 세부 작업에서 어설픈 장면이 이어졌다. 계속 백패스로 무의미하게 기회를 날리는 장면이 이어졌다.
반면 인천은 서울의 빌드업 패스의 문제점을 잘 공략해서 발빠르게 사전에 차단하고 공세에 나섰다. 점점 경기 주도권을 잡은 인천은 계속 공세를 가했따. 서울은 패스를 돌리면서 상대 빈틈을 노렸으나 제대로 된 장면까지 이어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답답한 흐름이 이어죴다.
몰아치던 인천이 점점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전반 26분 인천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마무리에 실패했다. 서울의 빌드업 실수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인천이 상대 진영에서 볼을 끊어내면서 박스 안 무고사까지 볼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무고사의 터닝 슈팅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다소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발빠르게 교체 카드를 택했다. 전반 30분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서 시게히로를 빼고 린가드를 투입했다. 팔로세비치가 내려오고 린가드가 2선과 최전방을 오가면서 경기 전방향으로 영향력을 끼치게 됐다.
린가드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전반 35분 린가드가 박스안 밀집된 상황에서 공을 잡아서 유려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속이고 인천 수비수의 가랑이 사이로 강상우에게 기가 막힌 패스를 전했다. PL에서 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 하지만 강상우가 마무리에 실패하면서 탄식을 자아냈다.
아직 100% 아닌 상태서도 좋은 기량을 보인 린가드는 자신감을 얻은 듯 최전방까지 올라와서 영향력을 보이려고 했다. 린가드의 투입 이후 서울도 어느 정도 흐름을 찾았으나 인천의 단단한 수비 블록을 흔들지는 못했다. 이어지는 시간 동안 인천은 몇차례 세트피스 기회를 얻었지만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전반전은 득점 없이 종료됐다.
후반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서울은 패스를 통해 인천을 흔들려고 했으나 잘 풀리지 않았다. 린가드가 최전방에 고립되는 그림도 계속 나왔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후반 9분 서울은 박동진이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서 뒤에서 거친 플레이를 저질러서 옐로 카드를 받았다.
후반 18분 김기동 감독은 임상협 대신 조영욱을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교체 투입된 조영욱은 후반 21분 공격적인 돌파로 균열을 내면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무산됐다. 인천도 뒤지지 않기 위해 무고사 대신 제르소를 투입하면서 맞섰다.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린가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나섰다. 제대로 최전방으로 볼이 투입되지 않자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할 정도로 열정적이였다. 심지어 볼이 투입되지 않자 적극적으로 내려와서 볼을 받고 전개할 정도로 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단 인천이 아예 파이브백에 가깝게 내려 앉으면서 경기는 다소 지루한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후반 37분 린가드가 좋은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허공을 향했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긴 시간이 주어졌으나 별 다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0-0 무승부로 매조자어졌다. /mcadoo@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