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을 떠난 해리 케인(31)이 성공적인 독일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 기록을 사실상 모조리 갈아치울 기세다. 그럼에도 케인은 여전히 손흥민(32, 토트넘)과 호흡을 갈구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케인은 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FSV 마인츠 05와 홈경기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8-1 대승을 이끌었다.
케인은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반 추가시간 3-1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기록했다. 또 후반 25분 다시 골을 추가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로써 케인은 이번 시즌 4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이적 첫 시즌 4번째이기도 하다. 유럽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분데스리가 데뷔 첫 시즌에 해트트릭을 4번 기록한 선수는 케인이 최초다.
케인은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를 경험했다. 하지만 데뷔 시즌부터 폭발, 온갖 기록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중이다. 아직 리그 9경기를 남겨둔 케인이다.
특히 이날 해트트릭 완성으로 케인은 리그 30호골을 성공시켰다. 데뷔 시즌 30호골을 기록한 것은 1963-1964시즌 '함부르크 전설' 우베 젤러 이후 케인이 처음이다. 케인이 한 골만 더 넣으면 60년 동안 이어 오던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또 케인은 남은 경기에서 한 시즌 최다 해트트릭 기록에도 도전한다. 분데스리가에서 한 시즌 최다 해트트릭은 독일 전설 게르트 뮐러가 보유한 6번이다. 케인은 9번이 기회가 남아 있는 셈이다.
케인은 데뷔 시즌 8경기에서 멀티골 이상을 넣은 최초의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1963-1964시즌 우베 젤러와 프리트헬름 코니츠카, 1993-1994시즌 토니 폴스터가 가진 7경기였다.
앞서 케인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가 지난 2020-2021시즌 바이에른 뮌헨 시절 세운 전반기 최다골 기록(22골)과 동률을 이루기도 했다.
케인은 이날 손흥민 대신 자말 무시알라와 호흡을 맞췄다. 케인은 이날 선제골을 무시알라가 찔러준 공을 가볍게 차 넣었다. 대신 케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쇄도하던 무시알라를 위해 기가 막힌 전환 패스를 선보여 팀의 5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케인은 여전히 목마른 상태다. 10일 영국 '토크 스포츠'에 따르면 케인은 경기 후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늘 이런 움직임을 보였고 난 이런 패스를 날려주곤 했다. 그래서 난 무시알라에게 이런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번 경기 무시알라는 이런 장면을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함께 '영혼의 듀오'를 이뤘던 손흥민을 떠올렸다. 케인 손흥민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기록인 47골을 합작했다. 또 지난 2020-2021시즌 14골을 합작해, 단일 시즌 합작골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눈부신 발자취를 분데스리가에 아로 새기고 있는 케인이다. 그렇지만 경기 중 찰떡궁합을 보였던 손흥민의 패스를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토트넘 시절 패스를 동료에게 부탁했을까. 더구나 그토록 염원하던 타이틀도 역시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케인의 활약에도 바이에른 뮌헨(승점 57)은 레버쿠젠(승점 64)에 막혀 리그 2위에 머물고 있다. 7점 차. 우승이 힘들어지면서 분데스리가 12연패도 차츰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필 케인이 합류하자 레버쿠젠이 전설적인 시즌을 써내려가고 있다.
컵 대회 우승팀 라이프치히에 패해 DFL-슈퍼컵 준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뮌헨은 DFB- 포칼컵 2라운드에서 3부리그 팀(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충격적인 탈락을 기록했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리그컵(EFL컵)에서 두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번 결승까지 올랐다가 아쉽게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이번 시즌 뮌헨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설마 케인 때문에'라는 팬들의 비아냥을 계속 들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