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방송인 고(故) 자니 윤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고 자니 윤은 지난 2020년 3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자니 윤은 2017년부터 치매 증상이 심해져 LA의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한 방송에서는 뇌출혈과 치매로 용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자니윤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는 전 부인 줄리아 리가 고인의 곁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자니 윤은 1936년 충청북도 음성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웨슬리언대학교 성악과를 나온 그는 이후 미국에서 영화배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해왔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좌중을 압도하는 유머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1970년대 당시 최고의 코미디 쇼로 꼽혔던 ‘투나잇 쇼’에 동양인 최초로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자니 윤은 독특한 말솜씨와 재치로 NBC 방송국과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후 자니 윤은 자신만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개발해 한국에 돌아왔고, ‘자니윤 쇼’를 진행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KBS 2TV에서 제작한 ‘자니윤 쇼’는 1989년 3월 8일부터 1990년 4월 5일까지 방송됐으며, 지상파에서 처음 시도한 미국식 대담형 토크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자니윤 쇼’는 ‘주병진 쇼’, ‘서세원 쇼’ 등의 시초다.
하지만 '자니윤 쇼'는 인기에 비해 짧은 방송을 끝으로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대해서 생전 자니윤은 "당시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방송에서 제한된 것들이 많았다. 열심히 방송을 해도 편집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방송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라며, "나는 정치, 섹시 코미디를 즐겼는데, 제재를 많이 받았다. 내가 개그를 하면 제작진들은 시말서를 써야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선배이기도 했다. 자니 윤의 별세 소식 당시 코미디언 이홍렬은 “스탠드업 코미디로 한국의 위상을 떨치신 분이기에 많이 존경했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안하시길 바란다”라며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전유성 역시 “새로운 장을 열어 주신 분이고, 감사하다”라며 한국 토크쇼계의 새 장을 열어준 선배를 향한 존경심을 전한 바 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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