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익스프레스'는 7일(한국시간) 위르겐 클롭 감독을 대신할 수 있는 1순위 후보 감독인 사비 알론소 감독이 7년 전에는 '원클럽맨' 스티븐 제라드(44)가 리버풀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상기시켜 관심을 모았다.
제라드는 리버풀은 물론 잉글랜드 대표팀 전설이다. 유스 시절부터 28년 동안 줄곧 리버풀 한 팀에서 뛰며 11개의 주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LA갤럭시에 잠시 몸 담았다 은퇴한 제라드는 리버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도자 생활도 평탄한 듯 했다. 제라드는 은퇴 후 리버풀 18세 이하(U-18) 팀을 맡은 뒤 레인저스(스코틀랜드)를 맡으며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에 나섰다. 그는 레인저스에서 2020-2021시즌 리그(스토티시 프리미어십)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도력을 인정 받는 듯 했다.
그렇게 제라드는 2021년 11월부터 맡은 아스톤 빌라를 맡으며 감독이 돼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3년 6개월의 계약이 성사됐지만 제라드는 성적 부진 속에 1년 만인 2022년 10월 경질됐다. 40경기 동안 승리는 고작 13승에 불과했다.
제라드는 현재 알 에티파크(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을 맡고 있다. 하지만 리버풀 감독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1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지도력이 위르겐 클롭 감독이 쌓은 유산을 이어갈 수 없다는 평가 때문이다.
불과 몇 년 만에 뒤바뀐 운명이다. 누구나 그랬듯 사비 알론소 감독 역시 언젠가 제라드가 리버풀을 지휘할 것이라 믿었다. 알론소 감독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리버풀 중원에서 제라드와 발을 맞췄다. 옆에서 함께 뛰며 제라드가 리버풀에 어떤 존재였는지 잘 알고 있다.
알론소 감독은 2017년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제라드가 자신의 지도자 초기 경력을 잘 따르고 있다고 본다"면서 "분명 그는 언젠가 대감독이나 리버풀 감독이 될 수 있는 모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가진 지식이 리버풀의 젊은 선수들을 도울 것"이라고 주장, 클롭 감독 후임이 될 것이라 믿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지만 감독이 되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는 정말로 집중하고 있고 그가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7년 뮌헨에서 은퇴한 알론소 감독은 레알 소시에다드 B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2022년부터 레버쿠젠을 맡았다. 첫 1군팀이 레버쿠젠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리버풀 1순위 감독 후보는 이제 제라드 감독이 아니라 알론소 감독이다. 알론소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물리치고 레버쿠젠을 선두에 올려 놓고 있다. 이번 시즌 공식전 34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 덕분에 분데스리가 절대 강자 뮌헨은 분데스리가 12연패를 놓치게 생겼다.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과 결별하기로 했다. 알론소 감독이 뮌헨의 차기 감독 후보로도 이름을 올린 이유다.
레버쿠젠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으로 확정되면 알론소 감독은 그야말로 역사가 된다. 창단 120년이 된 레버쿠젠은 아직 분데스리가 우승을 거둔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제라드 감독의 알 에티파크는 사우디리그에서도 8승 7무 7패로 8위에 머물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