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남주가 6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복귀작 '원더풀 월드'가 5%대 시청률로 출발했다. 그 영향일까, 10%를 돌파했던 '재벌X형사'가 다시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눈물의 여왕' 등 토일드라마 신작까지 가세할 주말 드라마 시청률 경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 9회는 전국 가구 기준으로 9.3%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수치이긴 하다. 그러나 '재벌X형사'로서는 지난주 방송된 8회가 기록한 11%는 물론 전 주 같은 시간에 방송된 7회의 9.9%보다도 하락한 수치라 다소 아쉬웠다.
그 이유로는 같은 시간대에 MBC 새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가 첫 방송된 것이 꼽힌다. '원더풀 월드'는 '드라마 퀸'으로 불리는 배우 김남주가 6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복귀작이다. 여기에 팬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대중에게도 '얼굴 천재'로 각인된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 멤버 겸 배우 차은우가 가세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원더풀 월드' 1회는 같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으로 5.3% 시청률을 나타냈다. 전작인 '밤에 피는 꽃'이 12회(최종회)에서 18.4%라는 MBC 금토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새로 쓴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다소 아쉬운 수치이긴 하다. '밤에 피는 꽃' 종영 후 곧바로 '원더풀 월드'가 방영한 것이 아니라 일주일 가량 공백이 있던 점 고정 시청자 층 이탈을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시청률 5%만 넘어도 중박 이상이라는 방송가 상황을 고려하면 '원더풀 월드'의 첫 방송 성적은 납득할 만한 결과다. 오히려 배우 김남주의 복귀작인 데다 차은우와의 만남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로,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 만으로 힘을 얻기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소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원더풀 월드'에게는 최근 시청자들이 유쾌하고 경쾌한 분위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가, 긴장감 높은 장르물보다는 통쾌한 사이다 전개를 열망해왔다는 점이 복병이다. '밤에 피는 꽃' 또한 15년 수절 과부의 애절함보다는 이를 유쾌하게 극복해낸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고, 또 다른 최근 인기 드라마였던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또한 '고구마 없는 사이다 전개'로 호평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아들을 잃은 엄마의 모성애를 강조한 '원더풀 월드'가 김남주의 연기력과 짜임새 있는 웰메이드 전개로 시청자 이탈을 막고 흡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재벌X형사'의 경우 종영을 바라보는 후반부에 '원더풀 월드'라는 신작이 막판 상승세의 벽이 된 모양새다. 절대적인 성적 자체는 '재벌X형사'가 높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신작들 위주로 형성된다는 점에서 유독 뼈 아프다.
더욱이 금토드라마인 '원더풀 월드' 뿐만 아니라 토일드라마 시장에서도 신작들이 등장한다.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뽑히는 tvN '눈물의 여왕'이 오기 때문. '눈물의 여왕'은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사랑의 불시착' 등으로 쓰는 작품마다 성공시킨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자 배우 김수현과 김지원이 남녀 주인공으로 만나 방송가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 드라마다. 당장 오는 9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또한 막바지에 접어들며 고정 시청자층을 꽉 잡고 있다. 강감찬(최수종 분)을 중심으로 한 귀주대첩과 전쟁의 막바지 전개가 가장 긴박감을 높이고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의 주말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