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리턴즈’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7년 만에 돌아온 ‘크라임씬’이 이렇게 대박이 터질 줄 알았을까.
‘크라임씬 리턴즈’의 최종화 공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레전드 추리 예능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특히 ‘크라임씬’의 안방마님 박지윤을 비롯해 레전드 에피소드를 탄생시킨 장진, 애드립 대가 장동민, 여기에 신입 플레이어 키, 주현영, 안유진이 신입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추리 능력과 센스를 더하며 재미를 올렸다.
‘크라임씬’은 들이는 제작비나 제작진의 노고에 비해 시청률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큰 예능 중 하나지만 이런 마니아층의 예능이 OTT를 통해 공개가 되면서 오히려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드러지게 활용해 내용을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전 시즌 대비 5배 높은 제작비가 투입된 역대급 스케일과 OTT이기에 가능한 고자극 수위를 장착해 더욱 실감 나는 ‘크라임씬’을 완성시키며 성공적인 귀환을 알리기도 했다.
팬들 역시 오랜시간 기다려온 프로그램과의 만남이 반가워서일까, ‘크라임씬 마니아(팬)’들은 오로지 제작진들을 향한 칭찬과 PPL을 제공해준 기업에 고마움만 표현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크라임씬 리턴즈’는 첫 공개 직후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고, 네번째 에피소드인 ‘경성 교주 살인 사건’ 이후로도 티빙 오리지널 중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펀덱스(FUNdex)에서 발표된 2월 2주차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티빙의 ‘크라임씬 리턴즈’가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7년 전 방영한 ‘크라임씬3’의 첫 방송 화제성에 비해 약 4배 정도 상승한 화제성 점수라고.
7년 만에 새 시즌으로 컴백한 ‘크라임씬’의 인기를 보면서, 몇년째 다음 시즌이 안나오고 있는 여러 예능이 떠오르곤 했다.
먼저 정종연 PD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두뇌 서바이벌의 원조 ‘더 지니어스’는 2015년 ‘더 지니어스 : 그랜드 파이널’을 끝으로 9년째 다음 시즌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홍진호, 장동민의 천재성을 부각하고, 오현민, 최연승 등 일반인 출연자들을 발굴했던 ‘더 지니어스’ 시리즈는 영국과 네덜란드에 리메이크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더 지니어스’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과정과 결과, 집단과 개인, 아름다운 패배와 추악한 승리. 그 사이에서 갈등할 것입니다’라는 멘트와 어우러지는 매회 게임 결과에서 레전드 회차가 탄생하기도. 이후 정종연 PD는 CJ ENM을 퇴사하고 제작사 TEO로 이적해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을 만들었으나, ‘더 지니어스’의 핵심이었던 데스매치가 사라지면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종연 PD의 또다른 연출작인 ‘대탈출’ 역시 2018년 첫 시즌을 시작해 2019년, 2020년, 2021년까지 네 시즌이 방영됐으나 3년이 지나도 시즌5는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정종연 피디가 tvN 퇴사를 확정지으며 제작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최근 시즌5 촬영을시작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이에 정종연 PD는 직접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를 해명했다. 정 PD는 “보조 출연자 관리 게시판이 있는데 저희 것이 아니고 외부 업체 건데 넷플릭스 ‘대탈출’로 올라왔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넷플릭스에서 ‘대탈출5’를 한다는 소문이 엄청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쪽에서 신규 프로그램 제목을 노출할 수 없어서 ‘대탈출’을 쓴 것 같다. 혹시 오해 하실까봐 말한다. 제가 지금 ‘대탈출’을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고, 다음 작품은 ‘미스터리 수사단’인데 이게 올해 상반기에 나온다. ‘대탈출’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미스터리 수사단을 재미있게 보실 거 같다”고 설명했다.
정종연 PD의 ‘더 지니어스’는 ‘데블스 플랜’으로, ‘대탈출’은 ‘미스터리 수사단’으로 대체되는 분위기 속에서 앞서 두 작품을 재밌게 본 팬들은 여전히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유재석, 유희열을 중심으로 시즌3까지 방송됐던 ‘슈가맨’도 2020년 이후 새 시즌이 나오지 않고 있다. 10대, 20대, 30대, 40대 이상으로 분류돼 100명의 방청객이 슈가맨의 노래를 듣고 노래를 알고 있다면 불을 켜는 게 포인트. 파일럿과 시즌1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가 홀연히 사라진 이른바 '슈가맨'을 소개한 프로그램이었으나, 시즌2와 시즌3에서는 추억의 가수, 추억의 곡도 많이 등장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특히 아직까지도 활동 중인 스타들이 등장해 슈가맨에 대한 기대감이 식는다는 비판적 평가도 있었으나, 7공주, 양준일, 태사자, 프리스타일, 씨야, 김사랑, 자자, 더 크로스, 익스 등이 소환돼 반짝 인기를 얻기도 했다.
시즌3 마지막회 시청률이 5.14%를 기록하며 전 시즌 최초로 5% 시청률 돌파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아쉽게도 후속 시즌은 종영 4년이 지나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슈가맨’의 경우 방영 당시에도 매회 섭외의 어려움과 가요계 추억의 스타를 소환해야한다는 선택적 문제로 인해 고민이 깊었기에 준수한 성적에도 다음 시즌 런칭이 불투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 만에 돌아온 ‘크라임씬 리턴즈’의 호성적에 예능 팬들의 기대감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크라임씬’을 잇는 추억의 예능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cykim@osen.co.kr
[사진] 티빙, JTBC,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