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선수 라건아(36, KCC)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FIBA 아시아컵 2025 A조 예선 2차전’에서 태국을 96-62로 대파했다. 지난 22일 호주에게 71-85로 역전패를 당했던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2018년 특별귀화 자격으로 한국국적을 취득한 라건아는 국제대회마다 한국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2019 중국 농구월드컵에서 라건아는 평균 23점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득점 1위에 올랐다. 한국이 순위결정전에서 코트디부아르를 80-71로 꺾고 월드컵 첫 승을 거두는데 라건아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
2012년 미주리대학을 졸업하자마자 KBL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던 라건아는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라건아가 특별귀화를 할 수 있었던 것도 KBL 구단이 그의 월급을 대신 지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라건아와 농구협회의 계약은 오는 5월 끝난다. 현실적으로 30대 중반인 라건아가 국가대표팀에서 더 활약하기는 어렵다.
호주전에서 라건아는 21점, 14리바운드로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종규와 하윤기가 있지만 여전히 파괴력면에서 라건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승부처에서 여전히 라건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태국전에서도 라건아는 한국의 주전센터로 선발출전했다. 귀화선수로서 주장까지 맡은 라건아는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1쿼터 8점을 올린 라건아는 태국의 추격이 거센 2쿼터 다시 코트에 등장했다. 라건아의 바스켓카운트로 한국이 52-26으로 달아났다.
이날 라건아는 17분을 뛰고도 15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4쿼터 막판 종료가 가까워오자 벤치의 라건아는 코트를 바라보며 상념에 젖었다.
이제 라건아 시대는 끝났다. 농구협회는 라건아를 대체할 귀화선수 영입계획은 아직 없다. ‘항저우 참사’로 아시안게임 7위에 그친 한국농구가 국제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고민이 더 깊어진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