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선수 라건아(36, KCC)가 국가대표 은퇴무대를 승리로 장식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FIBA 아시아컵 2025 A조 예선 2차전’에서 태국을 96-62로 대파했다. 한국은 지난 22일 호주 원정경기에서 71-85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공모를 통해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안준호 감독은 데뷔승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라건아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이정현이 허벅지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오재현, 변준형, 양홍석, 강상재, 라건아가 선발로 나왔다.
원주에 만원관중이 들어차 일방적으로 한국을 응원했다. 3점슛 두 방을 먼저 허용한 한국은 강상재의 연속 속공으로 8-6으로 뒤집었다. 원주 홈에서 뛰는 선수 중 유일한 선발인 강상재에게 많은 응원이 쏟아졌다.
귀화선수와 혼혈선수가 있는 태국은 3점슛 위주로 공격했다. 태국의 3점슛이 예상보다 정확했다. 한국이 1쿼터 중반까지 12-11로 근소하게 앞섰다.
김종규-하윤기 콤비가 동시에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높이와 기동력을 겸비한 두 선수가 리바운드를 장악하고 속공을 이끌었다. 양홍석의 3점슛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한국이 28-15로 점수차를 벌리며 1쿼터를 끝냈다.
안준호 감독은 부상자 이정현을 제외하고 다양한 선수를 투입했다. 이우석, 송교창 등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세컨드옵션으로 투입됐다. 한희원도 2쿼터 중반 처음 코트를 밟아 3점슛을 터트렸다. 선수층이 깊다보니 누가 나와도 득점이 가능했다. 라건아의 연속득점으로 한국이 55-31로 전반전 24점을 리드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신인 박무빈 오재현과 짝을 이루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박무빈이 오른쪽 코너에서 처음 던진 3점슛은 에어볼이 됐다. 의욕적으로 수비에 임한 박무빈은 첫 파울도 범했다. 박무빈은 네 개의 야투를 모두 놓쳤다.
하윤기의 덩크슛으로 한국이 3쿼터 막판 72-42까지 달아났다. 이미 승부는 갈렸다. 한국에서 A매치를 경험할 일이 거의 없다. 평소 연습상대도 구하기 어려운 선수들은 서로 호흡을 맞추는데 의미가 있었다.
막내 박무빈이 4쿼터 중반 노마크 골밑슛으로 국가대표 첫 득점을 신고했다. 원주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축구에서나 만끽하던 "대~한민국" 응원이 농구장에 울려 퍼졌다. 농구장을 찾은 팬들은 오랜만에 애국심까지 충전하고 갔다.
이날 경기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나는 라건아가 15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안방에서 뛴 김종규도 14점을 보탰다. 하윤기는 13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양홍석도 13점을 보탰다. 4쿼터 막판 오재현과 송교창까지 득점하며 한국은 출전한 11명 전원이 득점에 성공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