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감독이 최민식과 영화 ‘파묘’를 촬영하면서 대배우의 위엄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지각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하루 촬영을 순조롭게 마무리짓기 위해 희생하는 태도에 놀랐다고 했다.
장재현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최민식 선배님은 인격적으로나 어른으로서 정말 좋다”며 “단 한 번도 촬영 시간에 늦은 적이 없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파묘’(각본감독 장재현,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쇼박스·㈜파인타운 프로덕션, 공동제작 ㈜엠씨엠씨)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최민식은 국내 최고 풍수가 김상덕을 연기했다.
장 감독은 최민식에게 상덕 역할을 맡긴 이유에 대해 “그동안 본 적 없었던 최민식 배우의 표정을 관객들에게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재현 감독은 “선배님의 필모를 보면 대단하다. 정말 많은 인물들을 소화하셨지만, 겁 먹은 표정을 지은 캐릭터를 못 봤다. 저는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이 캐릭터를 맡아 두렵고 겁에 질린 모습을 너무 보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그런 쾌감을 선사해 주고 싶었다”고 추가 설명을 보탰다.
그러면서 장재현 감독은 “선배님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 얘기를 드렸다. 바로 그 자리에서 겁 먹은 표정 연기를 하시더라.(웃음)”며 “놀란 것은 선배님은 단 하루도 늦은 적이 없었다. 매번 너무 빨리 오셔서 저희가 힘들었다. 어떤 날에는 선배님이 8시간을 대기해서 어깨 한 번 걸리는 장면만 찍었는데도 불평이 없었다”고 전했다. 보통의 배우들은 뒷모습에, 어깨만 등장하는 장면이라면 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대역배우에게 맡기곤 한다.
무엇보다 장시간 대기 후 단 한 컷만 찍었다면 분명 불평을 쏟아내기 마련. 그러나 장재현 감독은 “그런 날에도 선배님은 한 소리 하지 않으시더라”고 감탄했다.
이어 장 감독은 “(상덕이 위험에 처한 장면을 찍을 때) 최민식 선배님이 쓰러지는 연기를 하다가 갈비뼈에 금이 갔다. 근데 그 신 촬영 후 선배님이 몸이 아프다는 말씀을 안 하셨다. 갑자기 말이 없으셔서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스스로 몸이 이상하단 걸 느끼신 거다. 저희에게 아프다는 티를 안 내셔서 몰랐다. 그 이후로 여섯 신 정도 남았었는데 그날 촬영분은 끝까지 마쳤다. 그날 촬영을 마치고 응급실에 실려가셨다”고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