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 역시 ‘올 타임 레전드’는 달랐다. 역대급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전무후무한 졸업식 축사를 남겼다. 축사 후 선보인 무대에서 음이탈이 나기도 했지만, 이는 전혀 문제가 될 만한 게 아니었다. 이효리가 후배들을 위해 ‘사이다’ 축사를 하고 무대를 선보인 것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이효리는 오늘(1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국민대학교를 빛낸 졸업생 중 한 명으로 나서 졸업식 축사를 했다.
이날 이효리는 이효리다운 방식으로 사회에 나갈 후배들의 앞날을 응원했다. 고리타분하고 정형화 된 축사를 한 게 아니라 그답게 솔직한 축사로 후배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효리는 “훌륭한 졸업생 선배들이 많은데 이 자리에 초대해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그는 “26년 전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꿈을 안고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그때만 해도 저는 특출나게 연기를 잘하지도, 노래를 잘하지도, 예쁘지도 않은 평범한 학생”이라고 회상하며, 8년이 걸려 졸업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이효리는 장황한 연설보다는 솔직한 축사로 후배들은 물론이고 졸업식에 참석한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뜬 구름 잡는 내용의 축사로 후배들을 희망고문 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축사로 후배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응원과 격려를 했다. 분명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얘기였다.
이효리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 누가 자신의 주장을 저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길게 말하는 건 싫어합니다”라고 말해 모두를 웃게 했다.
이어 “부모님, 친구의 말도 성인들이 남긴 말도 안 듣는데 (내가) 유명하다고 떠든다고 들을 필요가 있나요. 여러분 마음 가는대로 사세요”라며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건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합니다”라며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받으려 하지 마시고 인생 독고다이다 하시고 쭉 가시면 좋을것 같습니다”고 후배들의 앞날을 응원했다.
축사를 마친 이효리는 “그만 떠들고 한 곡하고 가겠다”며 학사모를 벗고 마이크를 들었다. 이효리가 선택한 곡은 2010년 발표한 ‘치티치티 뱅뱅’이었다. ‘치티치티 뱅뱅’은 ‘그 누구도 내게 간섭마’, ‘걱정따윈 필요 없어 난’, ‘어차피 나는 혼자’ 등 축사와 일맥상통하는 의미가 담긴 노래였다.
이효리는 노래를 부르다 음이탈이 나기도 했지만 진심이 담긴 노래로 후배들에게 힘을 줬고, 나중에는 졸업 가운을 벗고 무대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보통의 축사의 틀을 깨고 현실적인 응원과 노래를 선보인 이효리. 전무후무한 축사를 남긴 ‘올 타임 레전드’ 이효리였다. /kangs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