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애들 답답해” 초라한 설연휴 예능 성적표..‘골림픽’만 살아남았다[Oh!쎈 이슈]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24.02.13 11: 32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전과 달리 명절에 선보이는 파일럿 예능 수가 확 줄어든 가운데 올해 설연휴에도 파일럿 예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내놓은 파일럿 예능들은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고 그나마 ‘골 때리는 그녀들-골림픽’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설연휴 설특집 예능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건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림픽’(이하 ‘골림픽’)이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골림픽’ 시청률은 4.7%(전국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일 방송이 기록한 4.5%보다 0.2%P 높은 기록이다. 
‘골림픽’은 SBS 명절 대표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축구를 넘어선 골때녀들의 승부욕을 엿보는 예능으로, 골때녀만을 위한 초대형 경기장에서 육상부터 수영까지 뜨거운 한 판 승부를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골때녀'에 출연 중인 11개 팀 선수들과 감독이 참여해 축구가 아닌 다양한 종목의 게임으로 경쟁했다. 

이번에는 수영 종목이 새롭게 추가됐고 해설 위원으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겸 '마린보이' 박태환이 나섰다. ‘골림픽’은 여자 연예인들만 출연하지만 마치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MBC ‘아이돌 육상대회’(이하 ‘아육대’)를 보는 듯하다. 어느 정도 ‘아육대’를 대체하는 예능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골 때리는 그녀들’이 설을 맞아 선보인 특집 ‘골림픽’은 20%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던 ‘아육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나타냈지만, 설연휴 예능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다음 명절을 기약했다. 
‘골림픽’은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다른 설특집 예능들은 성적이 아쉽다. 명절 때마다 많은 파일럿 예능을 선보였던 MBC는 이번에는 ‘주간 입맛 연구소 뭐먹을랩(Lab)’(이하 ‘뭐먹을랩’)과 ‘송스틸러’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 7일 방송된 ‘뭐먹을랩’은 1.2%, 지난 9일, 12일 2회 방송된 ‘송스틸러’는 3%, 1.9%를 기록했다. ‘뭐먹을랩’은 ‘전지적 참견 시점’, ‘나 혼자 산다’의 이준범 PD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의 황보경 작가가 음식연구를 하고싶은 전현무의 자아실현을 위해 의기투합한 본격 음식 토크 예능이다. 서울대 교수 문정훈,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박상영 작가, 이원일 셰프가 출연했다. 하지만 1.2%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송스틸러’는 갖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음악 프로그램. 스틸러가 원곡자 앞에서 커버곡 무대를 선보이고, 이에 맞서 원곡자도 방어전을 펼치는 형식이다. 같은 곡을 놓고 겨루는 1:1 스틸전과 팀이 되어 도전하는 듀엣 스틸전으로 구성되며,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송스틸'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레드벨벳 웬디, 김범수, 씨엔블루 정용화, FT아일랜드 이홍기, 선우정아, 임정희, 적재, 이무진 등 라인업이 화려했다. 하지만 이미 타 방송국에서도 비슷한 포맷으로 시도했던 만큼 기시감이 든 건 사실이었고, 첫 회는 3%를 기록했지만 2회는 1.9%로 하락했다. 
SBS도 설특집 24개국에서 온 100여 명의 글로벌 케이팝 팬들과 함께 명곡 챔피언십 조직 위원회가 케이팝의 황금기 중 하나인 2009년 케이팝 명곡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국보급 명곡 TOP10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인 ‘2009 명곡 챔피언십’을 지난 11일 선보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문명특급’ 제작진이 내놓은 새 프로젝트로 문명특급의 상징인 MC 재재와 함께 소녀시대 수영이 공동 조직 위원장으로 합류했고, 케이팝 레전드인 2세대 대표 아이돌 카라의 규리와 영지, 2AM 임슬옹, 현역 아이돌 츄, AI 아이돌 JD1, 뮤지컬 배우 김호영 등이 출연했다. 하지만 0.6%의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방송인 김구라가 방송가를 향한 일침이 이해가 되는 상황. 지난해 12월 김구라는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 출연해 이경규와 방송사들의 예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요즘 공중파나 종편이나 (예능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나"라면서 김구라의 생각을 물었다.
김구라는 “(요즘) 프로그램 제작을 안하지 않나. 파일럿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고, 이경규 역시 “추석이나 연말 되면 파일럿 한다고 연락이 오는데, 안한다. 옛날에는 시청률이 10%나오면 대박인데, 요즘은 1%, 2%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구라는 “어떤 것들은 진짜 0.몇프로 나온다”라면서 “방송국에 지금 그냥 가만히 뭐 ‘내년에는 좋아지겠지’하고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있는 애들이 많다. 그런데 위에 지금 감이 없다. 그런 걸 전혀 모르고 거기서 누워 있는 거다. 답답한 애들이다.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며 답답함을 표했다.
OTT,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신선한 예능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들이 올해 추석에도 이번 설연휴와 같은 태도를 취한다면 시청자들의 실망은 더욱 커질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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