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수아 “싫증 많이 내는데, 연기는 안 질려..근사한 연기자되고파” (종합)[한복인터뷰]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4.02.09 16: 19

배우 한수아가 민족대명절 설을 맞아 ‘한복’을 입고 인사를 전했다.
배우 한수아는 최근 OSEN과 만나 진행한 설 한복 인터뷰를 통해 올해 배우로서 목표와 앞으로의 행보를 전했다.
한수아는 2020년 영화 ‘런 보이 런’으로 데뷔해 SBS ‘펜트하우스’, KBS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웹드라마 ‘잘 하고 싶어’,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파트타임 멜로’, ‘치얼업’, ‘나를 쏘다’ 등 안정적인 연기력과 매력적인 마스크로 브라운관과 OTT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했다.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노이즈’에 이어 차기작 ‘미녀와 순정남’에 캐스팅 되며 올해도 바쁜 한해를 보낼 예정이다.

벌써 데뷔 5년차를 맞이한 배우 한수아가 설을 맞이해 올해 목표를 재정비하며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한수아와 나눈 일문일답.
- 인사와 함께 최근 근황을 부탁한다.
▲ 저는 배우 한수아다. 최근 영화 ‘노이즈’ 촬영을 마치고, 잠깐 휴식기를 가지다가 다음 작품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 2020년 영화 ‘런 보이 런’으로 데뷔해 벌써 5년차다. 해가 지날수록 달라지는 점이 있나
▲ 사실 뭔가 5년차가 됐다고 해서 달라지는 점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옛날에는 카페인 샷을 추가해서 먹었는데, 요즘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연하게 마시게 되더라. 연기를 시작한지는 10년이 돼서, 새로운 마음가짐은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치얼업’ 출연진 단톡방에서 건강과 관련해서 많은 공유가 이뤄졌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 진짜 연습을 하다보니까 아픈 부위가 조금 달랐다. 테이핑 해놓은 부위가 간지러워서, ‘왜 간지럽지’했더니 그거 알러지라고 하더라. (그런 공유나) 당시 응원단 화장이 진했는데, 남자 배우들은 진한 화장을 안하다보니까 여자 배우들이 제품을 추천해주고 그런 걸 많이 말했던 것 같다.
- 그래서 단톡방이 더 많이 활성화됐나
▲ 다들 진짜 또래이다 보니까 허물없이 지내기도 했고, 그리고 엄청 긴 시간을 촬영했다보니 다들 전우애같은 느낌이 생겨서 으쌰으쌰했던 것 같다.
- 특히 쌍둥이 1인 2역을 맡아서, 연희대와 호경대의 응원가를 모두 소화해야 했지 않나. 연세대와 고려대의 가장 유명한 곡들을 연습하니까 힘들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 제가 야구를 엄청 좋아한다. 엘지 트윈스 팬인데, 야구장에서 부르는 엘지 응원가가 연희대에도 있고, 호경대에도 있으니까 너무 재밌더라. 그걸 배우고 야구장 직관을 갔을 때 ‘나 이 노래 아는데’하는 재미가 있었다.
- 지난 시즌 엘지가 우승도 했으니 더 재미있었겠다. 어떤 선수를 제일 좋아했나.
▲ 제가 진짜 찐팬이다. 어릴 때 사진을 보면 LG 야구를 보는 사진이 진짜 많다. 저희 아빠는 롯데 팬이신데, 저는 어릴 때부터 유니폼도 LG 유니폼을 입고, 완전 어린이 팬이었다.
시즌마다 좋아하는 선수가 다른데, 작년만 놓고 보면 (우승에)유영찬 선수의 공이 컸던 것 같다. 타자들은 정말 기복없이 잘하는 선수가 많은데, 그래도 LG팬이라면 오지환 선수를 응원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 외에도 김진성, 박명근 선수도 좋아한다.
- 시구도 해본적이 있나.
▲ 아쉽게도 아직 시구는 한 적이 없다. 꼭 해보고 싶다. 
- 다시 연기 얘기로 돌아와보자. 처음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 중학교 3학년 때 고등학교 원서를 쓸 때였다. 원래 공부를 좀 하는 편이어서 어머니가 외고 진학을 원하셨다. 근데 저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다. 앉아있는 것도 싫고, 그리고 제가 거의 다 배워봤다. 미술부터 바이올린, 성악도 배워보고 악기도 배워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안 배운 게 연기 뿐이더라.
웅변학원, 동요학원, 심지어 컴퓨터 학원도 다녔는데 연기는 안 건든 영역이다 보니까 막연한 마음이었다. 어머니가 예고를 가고 싶으면 학원을 끊어줄테니 다녀보고 재능이 있으면 연기를 해보라고 하셨다. 그때가 원서 접수 2일 전, 실기 3주 전이었다. 근데 연기가 너무 재밌었다. 불이 탁 켜지는 느낌이었다. 꼭 붙어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전에는 워낙 싫증을 잘 내는 스타일이고, 하나 좋아하는 게 생기면 줄곧 그거만 하다가 쳐다도 안 보는 스타일이엇는데 연기는 그게 아니더라.
그렇게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제 진로에서 연기가 아닌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대학과 현장이 따라왔던 것 같고 그렇게 10년이 흐른 것 같다
- 부모님 반응은 어땠나?
▲ 아빠가 엄청 좋아하시더라. 알고보니까 아버지가 연극배우셨다고 하더라. 제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알려주셨다. ‘내 피가 섞여있다고’. 제가 어릴때부터 연극, 드라마, 뮤지컬을 많이 봤다고 하는데 알게 모르게 그런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 롤모델이 있나. 있다면 누구인지 궁금하다.
▲ 사실 롤모델이 없다. 제 성격인 것 같은데 목표나 버킷리스트가 잘 없더라. 생각이 잘 안나서 ‘난 왜 이럴까’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목표를 세우기보다 하루하루에 충실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데뷔 초에도 롤모델보다는 좋아하는 선배님을 언급했다. 그리고 인생 영화, 드라마가 없다. 그래서 보통 가장 최근에 본 작품이 ‘인생 영화’, ‘인생 드라마’고, 좋아하는 선배들도 ‘가장 최근에 본 작품’이나 ‘최근에 작업한 선배’인 것 같다
- 그럼 해보고 싶은 장르, 캐릭터를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생각하고 있는 게 있나
▲ 최근에 ‘소년시대’를 봤는데 액션이 너무 재밌더라. 코미디도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그게 다 들어있는 드라마라였다. ‘소년시대’를 보면서 나도 이런 거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소년시대’의 또 다른 특징은 사투리다. 사투리 연기에도 자신있나.
▲ 제가 할머니랑 어릴때 많이 붙어있었고, 자주 만났다. 할머니가 충청도와 강원도 사투리를 섞어 쓰시는데, 그래서 저도 ‘소년시대’를 볼때 어색하지 않았다. 저 어렸을 때는 아빠가 데리러 오셨는데 ‘박서방 왔는겨’라고 했다더라. 지금도 흥분하거나 텐션이 올라오면 사투리가 올라오는 것 같다. 다른 지방 사투리는 접해볼 일이 없어서 배워보고 싶다
- 2024년이 밝았다. 올해 세워둔 목표가 있나.
▲ 지금 들어가는 차기작 ‘미녀와 순정남’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성하는 게 당장의 목표인 것 같다. 긴 호흡을 가져가야하는 드라마라서,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잘 마무리하고 싶다
- 차기작 ‘미녀와 순정남’에서 맡게 된 캐릭터를 설명해달라.
▲ 이번 드라마에서 정신연령이 12살인 캐릭터를 맡게 됐다. 초등학생 정신연령의 연기를 해야한다. 그래서 우스워보이는 연기를 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이랑도 정말 많이 이야기했다.
단순히 12살이 아니라, 어쩌다가 이렇게 됐고, 캐릭터의 결핍이 뭐고, 원하는 바가 뭔지 기둥을 잡아놔야 파생될 거라고 생각해서 어떤 작품보다 인물 분석을 많이한 것 같디. 이 대사를 왜 했는지부터 어떻게 표현할 지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캐릭터인데, 아직 첫 촬영을 안해서 어떻게 나올지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도 있나.
▲ 사극도 너무 해보고 싶고, 욕심이 있다. 근데 주위에서 사극을 할 거면 꼭 높은 신분을 하라고 하더라(웃음).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이번에 나오는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최우식 선배님이 연쇄 살인마 연기를 한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죄책감 없이 사람을 해하는 그런 악인 연기도 해보고 싶다.
- 배우로서 얻고싶은 수식어는?
▲ 꾸준하게 생각하는 건 ‘시간들여 볼만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어쨌든 시청자들이 귀한 시간을 내서 보는 건데, 기껏 봤는데 괜히 봤다는 생각은 안들게 하고 싶다. 그래서 재밌네, 혹은 볼만하네 정도로 시간을 들여 볼만한 배우가 되고 싶다.
- 올해가 지나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
▲ 아까 야구 얘기를 했더니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시구를 해보고 싶다. 대투수가 되신 임찬규 선수나, 영어는 하나도 못하지만 켈리 선수에게 시구 교육을 받아보고 싶다. 어느 분께 받아도 영광일 것 같다.(웃음)
- 올해가 배우 한수아에게는 어떤 한해로 남았으면 좋겠나.
▲ 연말에 올해를 돌아봤을 때 ‘정말 야무지게 보냈다’, ‘알찬 한해를 보냈다’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 저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
▲ 최근에 제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다. 극장에서 마이크 하나 없이 연기를 하시는데, 선생님들 발음이 너무 좋으시고 대사를 하나도 안 저시더라. 처음에는 작품이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공부할 겸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봤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웃었다. 선생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공부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재밌는 연극을 보고 온 기분이 들었다. 그걸 보고 나도 저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도 근사한 연기를 하고, 근사한 연기자가 되고싶다고 느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해달라.
▲ 사실 팬들이랑 너무 소통을 많이 해서 절 지겨워할 수도 있다. 저보고 ‘누나 언제 티비 나와’, ‘언니 뭐해’ 하더라.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이 보게 될거다. 응원해주는 메시지가 제 삶의 원동력이 될 때가 많다.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더욱 많은 사랑과 관심,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하고 싶다.
[사진]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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