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일섭이 불우했던 가정사를 공개했다.
지난 7일 방송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딸과 사위와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백일섭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7년 간 절연했던 딸의 집에 10년 만에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튼 백일섭은 이날 딸과 사위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거리를 더욱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어색함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고, 백일섭과 딸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이에 나서서 아내와의 연애 스토리를 설명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후 세 사람은 결혼식 등 지난 추억을 되새기며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를 나누던 중 백일섭은 보청기를 끼게 된 사연을 밝혔다. 그는 “7, 8년을 상대방 대사가 안들려서 입모양을 보면서 연기를 했다”며 “한 1년 지나서 도저히 안되겠더라. 머리가 아프고 무기력해져서 보청기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딸은 “옛날부터 귀가 안 좋으셔서 보청기를 했으면 했는데 아빠가 되게 싫어하셨다. 오랜만에 만나고 보니 보청기를 끼고 계셔서 너무 좋았다”며 “예전에도 보청기를 끼셨으면 이렇게 조곤조곤 말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아빠랑 대화할 때는 크게 딱 필요한 말만 해야지 그게 박혀있어서 그럴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때 마침 백일섭의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고, 백일섭은 자신의 가족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전화를 한 누나에 대해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는 다르다”며 “이 누님이 나를 서울로 올려보내줬다. 내가 고1 때 친어머니에게 보내주신거다. 몇 번 와서 차비도 주고 했다”고 밝혔다.
“엄마라고 부른 사람이 네 명이었다”는 그는 “서울로 올라왔더니 친엄마에게 다른 아버지가 있는 거다. 마음이 상했다. 난 혼자 사는 줄 알았다. 친아버지에게는 새엄마가 있고 친어머니에게는 새아버지가 있으니까 마음 둘 곳이 없었다. 엄마는 미안해서 안절부절하고 그 모습을 보니까 더 가슴 아프더라. 마음 한쪽이 항상 허전했다. 새 아버지는 술 주정꾼이었다. 내가 그 주정을 배운 것 같다. 어느 날 나보고 성을 바꾸라고 하더라. 사는 내내 안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딸은 “아버지의 어린시절 얘기 들어본 적 없다. 소통을 시작하고 싶으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도 그런 뭔가의 영향이 있었겠다는 짐작은 했다. 아빠가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니고 나름의 어떤 아픔이 있었으니까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키워보니까 좀 더 와닿았다. 힘드셨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딸은 결혼 상대로 남편을 선택한 이유로 아버지와 다른 사람을 찾고 싶었다며 “술 담배 안하고 사람이 반듯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백일섭도 수긍하며 “내가 잘 살았다고 자신을 못한다”고 밝혔다.
딸은 “이런 상황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자책을 하는 걸 바란 건 아니고 이런 대화를 그냥 해보고 싶었다. 아빠가 본인 실수도 인정하고 하시는 모습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렇듯 딸과 처음으로 단 둘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백일섭은 딸에게 뭔가를 사주고 싶다며 함께 옷 가게로 향했다. 딸은 아버지와 나란히 걸으며 처음으로 팔짱을 끼는 용기를 냈고, 백일섭은 딸을 위해 직접 코트를 골라서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백일섭은 “아직은 (딸의 마음이) 60% 열린 것 같다”며 100%가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