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살기 겁나"..김영옥, '일=삶의 피난처' 아픈 가정사 고백 [종합]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4.02.07 08: 29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원로배우 김영옥이 출연, 가까운 가족의 아픔을 전하며 울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그가 올해 88세인 만큼,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6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원로배우 김영옥이 출연헤 솔직한 입담을 전했다.
이날 무려 데뷔 67년차인, 88세 원로 국민배우 김영옥이 출연했다. 본격적으로 김영옥의 고민을 물었다. 88세에도 쉬지 못하는 그가 일 중독일지 고민을 전했다. 김영옥은 “55세면 은퇴한다고 생각했는데 은퇴는 커녕, 쉼엾이 67년을달렸다. 이제는 은퇴언급도 안 한다”며 “숨은 내 욕심이다. 숨은 치부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간 작품을 쉰 적 없다는 김영옥. 1년 동안 11개 작품을 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연기 생활 중 장기휴가는 있었는지 물었다. 이에 김영옥은 “그렇지 못한 게 한이 된다 놀아본 적이 없어, 늘 쉬고싶은 갈망만 했다”며 “모든 걸 버리고 혼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실천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특히 쉬면 불안했다는 김영옥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인생이 다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까지 쉼 없이 소처럼 일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은 일중독의 기본 요소는 ‘불안함’이라며 “그런 요소가 있다”고 했고 김영옥은 “아직도 그게 있어, 큰 걱정”이라고 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며 은퇴에 대한 고민도 했다. 그러면서 “난 처음엔 긴 시간 연기생활할지 생각 못 했다. 얄미운 소리지만 행운이다, 노인인 연기가 있기에 쓰임을 당하고 일할 수 있는건 행운”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후배에게 가림막이될까 걱정되기도 해,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내 나이로 할 수 있는 걸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일 들어오면 거절 안 하는 것은 내 욕심”이라 말했다.
또 김영옥에게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과 만족감도 큰 것 같다고 했다. 김영옥은 “힘들어도 할 수 있는 건, 시청자들의 칭찬. 아직도 칭찬이 좋다. 인정받는 것이 좋아서 계속 일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김영옥은 “연기의 희열이 남다르다”고 했다.김영옥은 “모든 걸 제대로 하는 욕심이 있다 “며 일에대한 욕심을 자신의 치부라고 했다. 심지어 “내 자신이 싫을 때도 있다”고 했다.김영옥은 “나를 나무 사랑하지 않아, 너무 나를 학대한 것 같다”며 “짐슴보다 나았을까? 짐승처럼 살았다, 나를 너무 학대했다”고 했다. 김영옥은 “나를 향유하지 않고 살아, 밤세우며 일하는 건 기본 일로만 채워온 88년 인생이 너무 많았다”며 “집안일도 마찬가지다 , 자기학대와 습관성 희생이다”이라고 했다.
이때, 김영옥은 갑자기 “어떨 땐 내가 미울 때가 있어, 이런 얘기 한 적 있나 싶다”며 “우리 손자가 사고가 나서 직접 돌보고 있다”며손자 돌본지 8년 째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영옥은 “정말 운전자가 원망스럽다대포차에 만취상태였던 가해차량, 손자가 죽을 뻔했다”며 손자의 평범한 일상을 앗아간 음주운전 사고를 떠올렸다. 척추를 다쳐 현재 큰 손자는 하반신 마비가 됐다며 아픈 큰 손자를 직접 간병 중이라고 했다. 슬픔을 잊기 위해 자꾸만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김영옥은 “손자의 말 한마디에 동분서주 움직인다”면서 김영옥에게 일이란 삶의 피난처였다고 했다.김영옥은  “일터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 만나지 않나 동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행복한 것, 사람들 만나는 걸 즐긴다”며 적막한 현실을 잊고 삶을 즐기는 순간이 일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그러자 오은영은 “하지만 스스로 학대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지 않나”라며김영옥의 성실함을 넘어선 인생, 치열하게 살아온 이유를 물었다. 오은영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체적인 삶을 사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김영옥은 “주체적인 삶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영옥에게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그는 “건강을 잃고 내 의지대로 살 수 없을 때,‘자식들에게 짐 안 되게 해주세요’ 기도한다”며 “나의 야망은 건강하게 아픔없이 순간 가는 것”이라며 건강과 죽음에 대한 고민이 깊은 모습이었다. 김영옥은 “사실 삶의 허무함을 느끼게 된 사건이 있다. 조카가 고생해서 학교 졸업하고 젊은 나에에 위암을 진단 받아 시한부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며 “그때 많은 걸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조카의 죽음 이후 너무 큰 슬픔을 겪은 것. 그는 “예상치 못한 죽음이 오래도록 치유가 안 됐다 이후 손자의 사고도 겪으면서 다시 한번 삶에 대한 절망과 허망감을 느꼈다”며 “아랫사람이 먼저 떠날까봐 겁난다 점점 친구들 부고소식도 섬뜩해, 아랫사람의 부고는 더 그렇다, 오래사는 것이 겁이 난다”라고 말했다.
김영옥은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있을까 마지막에 대해 더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게 예전과 달라진 몸 상태에 대해서도 “자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 싶다, 감기가 들어도 괴로워, 내가 쇠약해져서 남의 손을 빌리면 어떻게 해야할까 싶다”며“요양원 가고 싶지 않은데 가족에게 피해가니까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면 아찔하다. 집에서 자다가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결국 일도 남에게 피해가 될까 걱정된다는 김영옥은 “2년 전 8월, 샤워하고 나오는데 넘어져서 일어나질 못해 간단한 일상생활을 못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왔다”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응급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건강을 잃으면 돈도 소용이 없어 다른 사람의 손까지 간다면 나는 끝이구나 생각했다”며 고민을 전했다.
김영옥은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존엄사 우리나라에서 허용됐으면 한다”며“건강을 잃은 채로 여생을 사는 사람들 많아가족에게 짐이 되는 상태라면, 나 자신이 피폐하게 살아가는 건 삶이 아니란 생각을 한다. 어디까지 허용될지 모르지만 존엄사 문제는 심각하게 다뤄봐야한다”고 조심스러운 의견도 덧붙였다.
이에 오은영은 “죽음이 두렵지만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 사는 동안 꾸준히 삶의 마무리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한다”며김영옥이 생각하는 죽음에 대해 물었다. 김영옥은 “만약 요양원 갈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다면? 지금 할 수 있는건 마음을 단단히 하는 것 뿐”이라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해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오은영은 “이렇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건강, 돈주고도 못 사는 것이 건강, 노년기 건강점검은 필수다”며 이에 오은영은 “연세가 든 사람에게 가장 후회되는 것, 가까운 사람에게 제일 못한 거라고 해, 그러니 오늘부터 잘 하라고 한다”며  응원했다.  /ssu08185@osen.co.kr
[사진]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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