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포항에 돌아온 것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본능과도 같았다.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2차가 5일 제주 빠레브호텔서 열렸다. 이번 2차 미디어 캠프에서는 포항 스틸러스, 광주 FC, 서울 이랜드, 수원 삼성 등이 참가했다.
포항 역시 참석했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이자 리그 2위를 달성했던 포항이지만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먼저 선수진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먼저 공격의 핵심이전 제카(12골 7도움)이 산둥 타이산, 수비의 핵심이던 그랜트가 중국 톈진으로 떠났다. 여기에 국내 선수들도 대거 이적했다. 김승대가 대전하나시티즌, 심상민이 울산 HD, 박승욱이 김천상무, 하창래가 나고야 그램퍼스에 입단했다.
주전 센터백과 에이스가 모두 사라진 상황. 그러나 진짜 타격은 따로 있었다. 바로 포항의 상징과도 같았던 김기동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서울로 떠났다. 그 빈 자리를 영원한 포항 사나이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이 부임했다. 그는 김기동 감독이 떠나자 바로 포항의 지휘봉을 잡아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박태하 감독의 부임과 동시에 발빠르게 영입도 진행됐다. 조나단 아스프로포타미티스, 이동희, 조르지 루이스, 어정원 등이 대거 합류하면서 어느 정도 전력 약화를 막아냈다. 여러모로 포항 입장에서는 2년 계약을 체결한 박태하 감독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상황이다.
2001년까지 선수로 생활하던 박태하 감독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포항서 코치로 일한 이후 잠시 친정팀을 떠나 있었다. 한국 대표팀과 서울 수석 코치를 걸쳐 여러 팀서 감독직을 잡았던 그는 17년만의 포항의 러브콜에 흔쾌히 돌와야 중책을 맡게 됐다. 재미있게도 박 감독은 현역 시절 포항서 17번을 주로 달았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서 염원의 포항 감독으로 돌아온 박태하 감독은 "정신 없이 훈련하고 있다. 안 그래도 짧은 시간인데 전북 현대와 ACL에 맞춰 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K리그 경기를 지켜보면서 복귀를 꿈꿨다. 처음에는 현장 복귀가 어색했으나 1주일이 지나니 다 사라졌다. 사실 다음 주 경기가 너무 기대된다"라고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옌벤 푸더와 중국 여자축구대표팀 B팀 감독, K리그 기술위원장 등 여러 자리를 걸쳤으나 K리그 감독직은 처음인 박태하 감독은 "와서 보니 상대 팀 중에 만만한 팀이 없더라"라면서 '전방 압박 하는 팀에다가 라인 내리는 팀 모두 각양각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태하 감독은 "다른 팀 제의는 지나간 일이지만 사실이다. 연맹 기술위원장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그래도 내가 포항에 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면서 "나에게 포항은 축구 인생 시작과 끝을 함께 한 팀이다. 클럽팀 감독으로 일하면 레전드라고 해도 욕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왔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단 포항의 선수 이탈은 상당하다. 박태하 감독은 "솔직히 이전 팀에 대해 그리워하기 보다는 지금 기존 자원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한다. 떠난 선수를 그리워할 이유도 시간도 없다"라면서 "전북과 경기를 앞두고 지금은 다 경기력이 비슷하다. 누가 나와도 큰 차이가 없기에 다음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주전 센터백 2명 하창래-그랜트가 모두 빠진 것에 대해 박태하 감독은 “걱정은 이해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 능력이 좋기에 나왔겠지만 이미 떠났다 .아쉬워하기보단 기존 선수들을 더 성장시켜야 한다. 센터백에 대한 선택이 옳다고 믿고 싶다. 수비는 2명의 센터백이 아니라 팀차원으로 하는 것이다. 수비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억제해야 된다"라고 대응책을 설명했다.
박태하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 "현실적인 목표를 말하기는 그렇다. 솔직히 시간은 부족하지만 위축되기 보다는 당당하게 나서고 싶다. 그래도 기준 기대치라는 것이 있다"라면서 "일단 ACL 진출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2024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