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와 시청자의 비판, 역사 왜곡 논란, 트럭 시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고려거란전쟁’이 결국 1주 결방을 결정했다.
공영방송 50주년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서용수)이 1주 결방을 확정했다.
양규(지승현), 김숙흥(주연우)의 전사로 ‘고려거란전쟁’ 1막이 마무리된 가운데 17화부터 20화까지를 접한 시청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종(김동준)이 호족 세력 혁파를 천명하면서 강감찬(최수종) 등 대신들과 대립각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금쪽이’가 되고 말았던 것. 역사에는 없는 현종의 낙마 등이 드라마로 보여지면서 시청자들은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말을 아끼던 원작자 길승수 작가 또한 17화부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소설과 다른 방향성을 가고 있다면서 ‘고려거란전쟁’이 ‘조선구마사’가 될 뻔 했다고 폭로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고려거란전쟁’ 측이 드라마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시청자들은 KBS 앞에서 트럭 시위를 감행해 그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에 KBS 측은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려시대의 경우 역사의 행간을 메우기 위한 작가의 상상력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드라마만의 재미와 감동을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과장’과 ‘왜곡’을 피하기 위해 제작진은 역사서에 기초한 고증과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면밀하게 대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품 준비 과정에서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거란전기’ 판권을 구매하게 되었고, 전투 장면 등의 고증에 도움을 받았다. 판권 구매한 소설 ‘고려거란전기’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참고 자료 중 하나였고, 드라마 내용은 1회부터 사료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새롭게 창조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시청자들의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며, 이 모두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라며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KBS 측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최근 불거진 여러 혼란에 대해 제작진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위기의 ‘고려거란전쟁’은 1주 결방을 결정했고, 이 기간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KBS 측은 “설 연휴를 맞아 일요일 스페셜 방송을 준비 중이며, 본방송은 1주간 결방할 예정이다. 그 기간 동안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가 교체설 등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점을 바로 잡았다. 한 시청자가 ‘1화에서 6화까지는 원래의 대본 작가였던 윤지혜 작가의 대본, 7화에서 16화는 원래의 대본 작가였던 윤지혜 작가의 원안에 이정우 작가의 대본이, 17화부터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하자 KBS 측은 “모든 대본은 이정우 작가가 직접 집필했다. 1화부터 방송을 마친 20화까지 이정우 작가 단독으로 역사적 자료를 통한 고증과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완성했다. 이 점 오해 없으셨으면 한다. 향후에도 대본 집필은 이와 같다”고 바로 잡았다.
원작자와 시청자의 비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고려거란전쟁’은 우려와 걱정, 비판과 의견을 수용해 1주 결방을 결정했다.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해 결방을 선택한 ‘고려거란전쟁’이 이 기간을 통해 다시 호평을 받으며 클라이맥스 ‘귀주대첩’으로 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