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잠깐 멈춤’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긴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오랜 기간 달려오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탓에 쉬는 시간을 가지며 충전을 하고 있기도 하고, 배움의 시간을 가지며 더 멀리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그들의 속사정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높인다.
▲ ‘3년째’ 최강희
1995년 데뷔해 연예계를 대표하는 ‘동안 배우’로 불리는 최강희는 2021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안녕? 나야!’ 이후 공백기를 갖고 있다. 그 전에도 공백기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이번 공백기에 주목이 갔던 건 최강희가 직접 공백기를 갖게 된 이유를 밝혔기 때문이다.
최강희는 “3년 전부터 연기를 안 했다. 가족들에게 그만두고 싶다고 하니 ‘수고했다. 이제 하고 싶은 걸 해봐’라고 하더라. 그래서 휴대전화 번호도 바꾸고 전에 일했던 매니저 님에게도 대본 검토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26년을 일했는데, 그냥 행복하지가 않았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최근 공개된 최강희의 근황은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고깃집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는 최강희는 ‘절친’ 송은이, 김숙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을 하고 있었다. 최강희는 “김숙 집은 1년째, 송은이 집은 4개월째 청소를 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25년 동안 연기하며 행복하지 않았다는 최강희지만, 3년의 공백기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끝에 “곧 다시 연기를 시작할 생각이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날 필요로 하는 것을 할 수 있겠다 싶다”며 복귀를 예고했다.
▲ ‘6년째’ 최정원
2001년 KBS 드라마 ‘쿨’로 데뷔한 최정원은 드라마 ‘신화’, ‘올인’, ‘애정만세’, ‘12월의 열대야’, ‘홍소장의 가을’, ‘소문난 칠공주’, ‘그대의 풍경’, ‘바람의 나라’, ‘별을 따다줘’, ‘브레인’, ‘그녀의 신화’, ‘마녀의 성’ 등과 영화 ‘이장과 군수’, ‘대한이, 민국씨’, ‘시드니 인 러브’, ‘퍼펙트 게임’, ‘좋은 친구들’, ‘하나식당’ 등에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는 드라마로는 2015년 방송된 ‘마녀의 성’, 영화로는 2018년 ‘하나식당’에 멈췄다. 2024년이 됐으니 공백기가 6년이 된 상황. 공백기가 길어지니 최정원이 배우 활동을 접고 한 부동산 회사의 과장으로 진급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식당을 오픈해 운영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최정원 측은 부동산 과잔 진급설, 식당 운영설 등이 모두 사실무근이라 밝히며 지금까지 쉬는 기간 없이 활동을 이어온 만큼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최정원 역시 차기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14년째’ 원빈
원빈 역시 대표적으로 공백기를 길게 갖고 있는 배우 중 하나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 이후로 멈춰있다. 올해로 14년째 공백기를 갖고 있는 원빈이다.
1997년 KBS2 드라마 ‘프로포즈’를 통해 데뷔한 원빈은 드라마 ‘레디고’, ‘광끼’, ‘꼭지’, ‘가을동화’, 영화 ‘킬러들의 수다’,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형’, ‘마더’, ‘아저씨’에 출연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아저씨’ 이후 활동이 없었고, 그 사이 ‘아저씨’에서 호흡을 맞춘 김새론이 성인이 되기도 해 빠른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원빈이 배우라는 직업에서 은퇴를 한 건 아니었다. 활동이 오래 멈춰있으면서 은퇴설이 제기되면 소속사가 이를 부인했다. 또한 원빈의 아내 이나영도 ‘남편의 복귀’와 관련된 질문에 “이야기가 많은데 똑같이 시나리오를 열심히 보고 있다. 좋은 작품을 보면 부러워하기도 한다. 곧 나올 것”이라며 남편의 복귀를 예고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