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엔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목요일엔 ‘홍김동전’이 차례로 날아갔다. 2020 KBS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던 방송인 김숙이 연일 프로그램 폐지의 쓴맛을 삼키게 됐다.
지난해 12월, KBS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 폐지 소식을 알렸다. 한 차례 폐지 위기를 딛고 기사회생한 ‘홍김동전’과 2018년 11월부터 5년 넘게 전파를 탄 장수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이지만 KBS는 매몰차게 두 프로그램을 내치기로 했다.
공교롭게 둘 다 김숙이 애정을 쏟고 있던 예능이었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 '홍김동전'에서 고정으로 출연하며 활약을 펼치며 2023 KBS 연예대상 후보에도 유일한 여성 예능인으로 이름을 올렸던 그이지만 연달아 애정하는 프로그램을 떠나보내고 말았다.
2020년, 데뷔 25년 만에 KBS 연예대상을 따낸 김숙은 “상복이 없다고 이야기했었는데 큰 상을 받으려고 지금까지 그랬나보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 오늘 제 인생에서 일어났다. 특별한 능력도 없는 제게 기회를 주신 분들과 아무 조건 없이 응원해주신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크게 감격한 바 있다.
하지만 KBS는 그가 진심을 다했던 예능 두 개를 동시에 폐지했다. 그것도 갑작스럽게.
17일 방송된 ‘옥탑방의 문제아들’ 마지막회에서 김숙은 “꾸준히 사랑받기 쉽지 않다. 제 지식은 다 옥탑방에 있었다. 이제 제 지식은 어디에서 찾아야 될지 막막하다"며 "당분간 다시보기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겠다.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종영소감을 남겼다.
이제 남은 건 18일 전파를 타는 ‘홍김동전’ 마지막회다. 지난주 방송에서 이미 ‘홍김동전’ 멤버들은 폐지 확정 이후 착잡했던 심경을 토로했던 바. 당시 김숙은 “마지막이라니? 계속해야지. 하고 싶다”며 “메인 작가한테 얘기했다. 난 왜 안 끝날 것 같냐”며 현실을 부정했다.
끝내 눈물까지 흘린 김숙이다.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홍김동전’ 모두 진심을 다해 열정을 퍼부은 이유에서다. 그래서 시청자들도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다. 자식 같은 두 프로그램을 연달아 떠나보낸 김숙이 2024년에는 더욱 날아오르길 팬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