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들에 있어 유독 추운 2024년 겨울,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고한다. 바로 ‘홍김동전’이다.
KBS의 목요 예능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홍김동전’은 홍 씨 김 씨의 동전으로 운명이 체인지 되는 피땀 눈물의 구 개념 버라이어티다. 관찰, 추리, 여행 예능 등이 주요 포맷으로 자리를 잡은 요즘, 버라이어티 예능의 신선함과 웃음을 최우선으로 하는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2022년 7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홍김동전’은 2024년 1월 1일 기준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30주 1위를 달성했으며, KBS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1위(10월 9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팬들의 관심에 응답하듯 OTT에서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또한 ‘수저게임 리턴즈’가 제280회 ‘이달의 PD상’ TV 예능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 받았다.
특히 ‘홍김동전’은 자생적으로 탄생된 다수의 팬클럽을 보유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2022 KBS 연예대상 3관왕(베스트 팀워크상, 베스트커플상(조세호, 주우재), 올해의 예능인상(김숙)), 2023 KBS 연예대상 3관왕(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주우재),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홍진경), 올해의 예능인상(김숙))을 수상했다.
하지만 높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아쉬움이었다. 최고 시청률은 3%(17회)였고, 최저 시청률은 0.8%(56회)였다. 일요일 밤에서 목요일 밤으로 편성을 옮기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1~2%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결국 KBS는 ‘홍김동전’ 종영을 결정했다. 종영 관련한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해 4월 종영설이 불거지자 KBS는 “시청자들에게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수시로 편성의 조정이나 개편을 하고 있으나, 현재 특정 프로그램의 폐지 및 편성 변경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8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KBS는 직접 ‘홍김동전’ 종영을 알렸다. KBS 측은 “‘홍김동전’이 2024년 1월 중순 종영된다.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은 반발했다. ‘홍김동전’ 애청자들은 이례적으로 KBS 앞에서 폐지 반대 트럭 시위를 펼치기도 했고,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40여 건의 폐지 반대 청원이 게재됐다. 이 글들에는 1000여 명이 동의하며 ‘홍김동전’ 폐지 반대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KBS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었다. KBS는 “‘관찰’과 ‘연애 리얼리티’ 일변도의 예능 포맷 흐름에서 탈피해 ‘웃음’에 초점을 맞춘 기획으로 매주 다양한 포맷을 시도했고 그 실험적 도전에 대해서 대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홍김동전’은 열성 시청층을 확보했다”며 “열성 시청자를 넘어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지난 1년 6개월 동안 본방 편성 시간 조정 및 다수의 재방 편성, 스페셜 편성을 실시했고, OTT플랫폼을 포함한 멀티플랫폼적 성과를 반영해 프로그램 홍보 등 시청층 확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홍김동전’의 성과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김동전’은 안타깝게도 폭넓은 시청층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이유로 KBS는 이미 2023년 4월 내부적으로 프로그램 종방을 검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약 9개월 간 보다 폭넓은 시청층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아쉽게도 종방 소식을 전하게 됐다. ‘홍김동전’의 폐지 결정은 단순히 시청률뿐만이 아닌 수신료 분리징수 등으로 어려워진 공사의 재정 상황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임을 알려드린다”고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씁쓸한 폐지 엔딩에도 ‘홍김동전’은 주눅들지 않았다. 2023 KBS 연예대상에 참석해 누구보다 즐겁게 축제를 즐겼고, 이후 방송에서는 폐지를 폐지로 막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18일) 마지막회가 될 70회에서는 멤버들이 끈끈한 우정과 케미스트리, 그리고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 놓을 예정이다.
KBS2 ‘홍김동전’ 마지막회는 18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