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을 이끄는 소배압, 김준배가 드디어 몽진을 떠난 고려 국왕을 목격했다. 하지만 잡을 순 없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23 KBS 연기대상’은 ‘고려 거란 전쟁’에서 강감찬 역으로 열연 중인 최수종이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신스틸러는 따로 있었다. 바로 우수상 장편드라마 부문 시상자로 등장한 거란군이었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야율융서로 열연 중인 김혁, 소배압으로 활약 중인 김준배가 거란군 복장으로 등장해 몽진을 떠난 고려 국왕이 KBS홀에 있고, 반드시 잡아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겠다는 상황극을 펼쳤다. 이 장면은 연기대상이 막을 내린 후로도 회자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김준배는 OSEN과 전화 통화에서 소배압으로 변신, 몽진을 간 고려 국왕을 KBS홀에서 본 심정에 대해 “고려 국왕을 시상식에서 처음 봤다. 극 중에서 강감찬 밖에 못 봤다. 고려인들이 다 선남선녀구라라고 느끼면서 웬만하면 서로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다 잡아버리고 싶었는데 하필이면 지금 거란 군사들도 연말연초라 휴가 중이었다. 야율융서와 둘이서 잡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강감찬, 양규, 강조, 김숙흥이 다 있으니 일단 뭐 쪽수에서 안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깜짝 등장은 시청자는 물론, 시상식에 참석한 ‘고려 거란 전쟁’ 배우들도 놀라게 했다. 김준배는 “‘고려 거란 전쟁’ 팀 응원하는 것도 있고, 깜짝 등장으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같이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라서 깜짝 등장으로 인해 캐릭터가 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작가님들이 써주신 대본을 보니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아 재미있게 꾸며봤다.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이 먼저 알았을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분장팀을 당일 만나면서 일부 배우들은 알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최)수종 선배님은 살짝 눈치를 챈 것 같다”며 “무대 오르기 전에는 시상자로서 읽어야 할 것들과 순서를 맞춰본 것 정도다. 뭘 어떻게 하자는 건 없었는데 (김)혁이가 뒤에서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고려 국왕을 찾고 있는 줄은 몰랐다. 나도 같이 연기를 했어야 했나 싶으면서도 혁이가 잘했구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김준배는 “시상식에 그 복장으로 가서 창피할 수도 있었는데 호응도 많이 해주셔서 결과적으로 잘했구나 싶다. 그만큼 ‘고려 거란 전쟁’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객석에 앉은 모습마저도 신스틸러 그 자체였다. 김준배는 “제작진에서 의상, 분장 지우고 와서 같이 보면 어떻겠냐고 했는데 그러면 시간이 더 걸리니 그 상태 그대로 가기로 했다. ‘고려 거란 전쟁’ 팀 응원해야 하니까 그냥 갈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