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은 떠났지만 남은 이들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를 위해 잘못된 일을 바로 잡는 것. 고인의 마지막 명예를 위한 일이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3일 “지난 3개월 여간 이어진 일부 매체의 故 이선균 배우를 향한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보도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며 “마지막까지 공정한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을 바랐으나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당사에서 직접 하나씩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소속사 측은 2023년 12월 27일 밤 허위 내용을 사실인 양 보도한 기자를 고소했다. 관계자는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이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주실 것을 요구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선균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날 악의적인 보도를 한 매체를 향해 칼을 빼든 셈이다.
이어 소속사 측은 “그동안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모든 취재에 응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출처가 확실하지 않거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보도된 모든 기사 및 온라인 상에 게재된 모든 게시물에 대해서 수정 및 삭제를 요청드리오니 부디 빠른 조치 취해주시길 거듭 당부 드립니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고 이선균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남 소재의 유흥업소 실장 B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다만 간이 시약 검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한 신체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으며, 고인 역시 마약류인 줄 몰랐다며 억울해했다.
이 과정에서 생전 고인은 B씨와 그의 지인이었던 A씨에게 협박 받아 3억 5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압박감이 컸던 나머지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한 공원에 차를 세우고 극단적 선택을 감행했다. 아내인 배우 전혜진이 슬픔 속에서 조문객을 맞이했으며 많은 동료 연기자들의 눈물 속 이틀 뒤 발인이 엄수됐다.
이런 가운데 생전 고인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 여성 A-B의 공범 및 연루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일 연합뉴스는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이선균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A씨가 고인의 마약 혐의를 제보한 또 다른 협박범인 유흥업소 여실장 B씨의 최초 제보자였다고 보도했다.
과거 A씨와 B씨가 절친한 관계였으나 사이가 틀어지며 A씨가 B씨의 마약 혐의를 경찰에 최초로 제보했고, 이를 토대로 이선균의 협박 피해 고소가 마약 스캔들로 비화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이선균에 대한 협박 혐의의 공범이 아닌 것으로 보고 또 다른 공범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너무나도 늦었지만 고인의 명예를 위해 소속사가 나섰고, 진실규명을 위해 경찰이 올바른 힘을 쓸 때다. 무명 배우로 시작해 오스카가 인정한 배우로 우뚝 섰지만 하루아침에 세상을 등진 고 이선균이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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