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과 유흥업소 실장의 사적 통화 내용을 보도한 KBS 측이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방송된 KBS1 ‘TV비평 시청자 데스크’에서는 마약 투약 의혹을 보도하는 KBS를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조명됐다.
앞서 KBS는 지난해 11월 24일 故이선균과 유흥업소 실장 간의 통화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 내용은 혐의와 무관한 사적 대화까지 보도했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김형일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해당 보도를 짚어 “연예인 마약 투약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두 달 여가 흘렀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의혹만 확산되고 있다. KBS 뉴스에서도 독자적인 취재와 보도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 11월 24일에는 마약 투약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 씨와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 유흥업소 실장의 전화 통화 내용의 단독 보도가 있었다. 뉴스는 유흥업소 실장의 경찰 진술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면서도 경찰은 정작 정확한 사실 관계는 파악 중이며, 수사 중인 내용은 파악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유명 연예인과 관련된 사안이라 시청자들의 관심이 큰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혐의를 입증할만한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의 진술 내용이 경찰 외부로 유출되고, 이를 토대로 추측성 보도를 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시청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보도 당사자가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희봉 KBS 보도본부 사회부 팀장은 “해당 사안은 마약 남용은 공중보건과 사회질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대 범죄이고, 유명 연예인이 연루돼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 언론이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도는 사건연루 당사자, 경찰, 연예인 등 입장과 반론을 최대한 취재하고 당사자들의 입장을 균형 있게 구성했다. 경찰 수사의 난맥상, 해당 연예인의 반론도 충실히 포함했다. 하지만 지적해주신 것처럼 향후 보도에서 시청자의 알 권리와 범죄 피의자의 인권, 정책 제시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이 조화될 수 있도록 취재·제작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故이선균은 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딜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 세워진 차에서 의식 불명인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께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