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SBS 연예대상’ 유재석의 무관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는 큰 의미가 없다.
30일 방송된 ‘2023 SBS 연예대상’에서는 대상 탁재훈, 프로듀서상 지석진, 올해의 프로그램상 '런닝맨', 베스트 팀워크상 '묵찌빠', 사회기여상 '동상이몽2', 여자최우수상 이지혜, 남자최우수상 배성재 김종민, 여자 우수상 송해나, 남자 우수상 오상진, 베스트 커플상 배다해 이장원 부부, 백지훈 이을용 감독, 쇼 버라이어티 신인상 신기루, 스포츠 쇼 리얼리티 김지은, 라디오 DJ상 딘딘, 지상렬, 아들딸 상 이현이, 이상민 등이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유재석은 19년만에 처음으로 3사 대상 없이 그쳤지만, 조회수 1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 중인 런닝맨이 '올해의 프로그램 상'을 받음으로써 전혀 무의미하지 않음을 증명했다. 포털 사이트 연예 투표를 통한 사전 투표, 현재 시상식 중 실시간 투표를 통해 선정된 ‘2023 올해의 프로그램상’은 SBS의 효도 프로그램인 '동상이몽2', '미우새', '돌싱포맨'보다 굳건한 장녀이자 장남이었다.
유재석의 2023년은 여전히 빛났고 트렌드했다. 자신만의 수다를 위해 연 유튜브 뜬뜬의 '핑계고'는 엄청난 화제성을 연일 기록했다. 편안하게 앉아서 거침없이 떠드는 해당 유튜브 영상은 급기야 '제1회 핑계고 시상식'까지 열렸으며, 공개된 지 8일 만에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 심지어 유튜브 생리상 5분 여를 넘어가면 안 된다는 철칙을 깨고 2시간 짜리 영상이 초대박에 이르렀다.
핑계고 영상도 모두 길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유재석이 주는 훈훈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코믹함은 모두가 바라는 바다. 그렇다고 유재석의 무관이 과연 TV 브라운관을 떠난 데 있을까?
전혀 아니다. 프로그램 출연자이면서 MC로서 늘 고뇌하고, 그것을 시청자와 공유하지 않지만 세심한 몸짓으로 논란을 거의 축소한 유재석에게 이런 발걸음은 새로운 도전일 뿐, 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경규의 말대로 유재석은 20년째 SBS의 일요일을 책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3사 모두 유재석은 등장한다. 다만 올해의 유재석은 유튜브 시장이라는 곳을 스스로 더 저변을 넓힌 것뿐이다.
또한 올해 14년 차, 2024년이면 15년 차가 되는 런닝맨이 어떻게 최정상에만 있을 수 있을까? 옛말에 따르면 달이 차면 이지러지고, 해도 뜨면 이지러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몰락이 아니다. 어떠한 이치다. 이지러진 후, 다시 달은 뜨고 해도 솟아오르기 마련이다.
유재석은 지석진의 "대상은 재석이는 편하게 봐"라는 말에 거리낌없이 웃었으며, 전년도 대상 수상자로서 올해 대상 수상을 시상하기 위해 나왔을 때 “본부장님께서 제게 이 봉투를 주셨다. 이렇게 열었는데 제 이름이 있으면 어떡하냐”라며 너스레도 떨었다.
그러나 이경규가 말한 대로 "아홉수가 있다. 조심해라"라는 말에 유재석은 “아홉수? 저는 아홉수보다 다음주 녹화가 더 걱정이다. 아홉수? 올해 안 되면 내년에 하면 된다. 내년 안 된다? 내후년에 타면 된다. 저에게는 시간이 있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의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의지는 SBS 2023 '연예대상'에서 빛났다. 어쩌면 대상 소감보다 더 누군가의 마음에 남았을 수 있다. 한창 잘 날아가는 새보다, 이제 막 태어나 날갯짓을 하는 새에게 가슴이 뛰는 게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프로그램상'으로 '런닝맨'이 수상하자 유재석은 수상 소감을 부탁 받았다. 유재석은 "시청자께 감사하다. 저희는 15년 차를 바라보는 팀이다. 정상을 내년에 꼭 노릴 것"이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말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 최장수 롱런 중인 국민 엠씨의 말은 허투르지 않다. 그의 비상은 분명 2024년에 또 다시 빛나게 날갯짓을 할 것이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2023 SBS 연예대상’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