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이 전쟁 앞에서 무력해진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6일 방송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에서는 거란의 진격 앞에 힘을 잃은 현종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경성까지 거란에게 당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소식을 들은 조정의 대신들은 현종(김동준 분)에게 항복하는 것을 제안했다. 강감찬(최수종 분)은 “서경은 아직 함락되지 않았다. 설령 함락된다 해도 결코 항복해서는 안 된다. 소신에게도 묘안은 없다. 허나 한 가지는 확신한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현종은 거란군의 진격에도 도망가지 않고 개경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 직접 싸우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서경성에서는 거란군을 상대로 고려군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전령을 통해 “거란군이 서경을 포기하고 개경으로 왔다”라는 긴급한 소식을 전했다. 이에 강감찬은 “적이 폐하를 노리고 있다. 어서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신들도 모두 현종에게 부디 빠르게 피하기를 청했다.
현종은 “백성들에게 피하라고 말해라. 다들 물러가라”라며 전쟁에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현종은 “그래, 너희가 원하는 것이 나냐. 내 목에 올가미를 걸어 고려를 굴복시키려는 것이냐. 아니. 너희가 원하는 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라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거란군이 개경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원정왕후(이시아 분)는 개경을 떠날 준비를 하며 신하들에게 서둘러 현종을 모셔 오라고 명했다. 이때 강감찬은 현종이 정전에 홀로 남아 문을 걸어 잠갔다는 소식을 듣고 정전으로 달려갔다. 강감찬은 현종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현종의 대답이 들리지 않자 강감찬은 강제로 벽을 뚫어 들어갔고 현종은 넋을 놓은 눈빛으로 “죽지 못했다. 방법이 없었다. 이것 말고는 선택할 수가 없었다. 도망치고도 싶었다. 황제의 자리가 너무 버거워서. 더는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라며 울었다. 강감찬은 현종을 안아주며 “폐하는 잘 해왔다. 폐하가 늘 자랑스러웠다. 더 단단해져라. 폐하는 황제다. 소신의 마지막 군주다”라고 말했다.
/hylim@osen.co.kr
[사진] '고려 거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