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민 감독이 10년을 공들인 이순신 프로젝트의 마지막 3부작 '노량: 죽음의 바다'가 김윤석을 만나 마침내 완성됐다.
지난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15관에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세상에 첫 공개됐다.
'명량', '한산'을 잇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빅스톤픽쳐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김윤석 분)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동아시아 최대 해상 전투로 손꼽히는 노량해전을 다룬 작품으로, 햇수로 10년 만에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한다. 무엇보다 김한민 감독은 1761만명을 동원한 역대 흥행 1위 '명량'(2014)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2022), '노량: 죽음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시리즈, 각기 다른 세 명의 캐스팅이라는 획기적인 기획을 영화로 만들었다.
'부담과 영광'을 동시에 안고 이순신을 연기한 김윤석은 이전 작품 속 최민식, 박해일과는 또 다른 성웅 이순신을 만들어나갔다. 젊고 패기 넘쳤던 이순신, 말보단 표정으로 온화한 매력이 돋보였던 박해일, 그리고 김윤석은 가장 나이 들었지만 어느 때보다 카리스마 있는 명장의 반열에 오른 이순신을 표현해냈다.
과거 김진규 선생이 참여한 '성웅 이순신'보고 펑펑 울었다는 김윤석. 그는 "뭔가 기를 쓰고 잘해야지, 또는 어마어마한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서 다가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려놔라 내려놓고 또 내려놔라' 생각했다. '명량'과 '한산'의 이순신 장군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아 연기했다"고 밝혔다.
영화 시작 후 1시간이 흐르면 본격적인 해상 전투에 돌입한다. 이번 '노량'은 전작과 비교해 차별된 점이 있다. '명량', '한산' 등이 왜군의 침입에 맞서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조선군들의 치열한 전투를 담았다면, '노량'은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조선군-명군 연합군이 왜군과 싸우는 모습이 펼쳐진다.
조명연합군과 왜군 사이에서 더욱 복잡해진 심리전과 전술 및 두뇌 싸움이 오가고, 명군-조선군-왜군, 마지막으로 이순신까지 연결되는 원테이크와 롱테이크 장면은 대형 스크린을 압도한다.
또한 '노량'에서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한층 더 엿볼수 있다. 바로 장군이 아닌 아들을 둔 아버지의 얼굴이다. 셋째 아들 이면(여진구 분)이 왜군의 칼에 목숨을 잃은 가운데, 밤마다 꿈 속에서 아들을 그리워하는 평범하고 나약한 아버지의 모습도 보여준다. 여기에 장남 이회는 안보현이 캐스팅돼 짧지만 묵직한 부자간의 정을 드러낸다.
'명량'부터 쭉 활약한 거북선은 '노량'에서도 어김없이 나오는데, 실제 역사에선 거북선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바다 위에서 재건된 모습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실제 역사적 기록에는 남아있지 않지만 후대로 갈수록 거북선이 많이 만들어진다. 그걸로 추측했을 때 재건된 건 확실하다. '노량'에서도 거북선을 묘사한 이유는 거북선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 병사들한테 미치는 사기와 큰 영향이 있다. 그런 지점에서 병사들에겐 의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가 스포'라는 말처럼 노량해전 당시 이순신 장군은 왼쪽 겨드랑이에 총상이 관통해 전사했고, 당시 "나의 죽음을 적들에게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 장면도 관전 포인트인데, 김한민 감독은 김윤석과 많은 대화를 나눈 뒤, 최대한 신파를 줄이고 담백하게 연출했다.
12월 2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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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