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작가 "남궁민 집요함에 경의를...'안아줘야지' 오래 사색" [인터뷰①]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12.10 09: 59

'연인'의 황진영 작가가 배우 남궁민의 집요함과 열정을 극찬했다. 
지난달 18일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 연출 김성용)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 작품이다. '연인'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12.9%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가운데, 대본을 집필한 황진영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만 황진영 작가가 종방연 이후 얼굴을 다치는 사고를 당한 터. 그는 서면으로나마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황진영 작가는 먼저 "오래 함께 했던 '연인'을 보내기가 아쉬웠는데, 이렇게 기사로 다시 돌아보게 되어 아쉬움이 달래지는 기분"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가끔 이런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적도 있었지만, 그 순간조차 '연인'을 쓰고 만드는 지금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알고 있었다"라며 "첫 대본 리딩 때, '연인'을 선택한 모든 분들이 뿌듯한 결실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넘치는 시청자분들의 사랑으로 그 소망이 이루어진 듯 해서 작가로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작품의 남자 주인공 이장현 역으로 열연한 배우 남궁민에 대해 "남궁민님이 그려주신 이장현이 수많은 여심을 울렸다. '연인'의 지독한 순정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남궁민 배우님만의 매력에 빚진 바가 크다. 길채(안은진 분)에 대한 장현의 사랑이 아름답게 전달되었고, 덕분에 애절하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이 돋보일 수 있었다. 촬영 내내 보여주신 집요함과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황진영 작가는 작품의 명대사로 이장현의 "정말 밉군", "좀 그래", "안아줘야지. 괴로웠을 테니"를 꼽았다. "'정말 밉군', '좀 그래' 이 두 대사를 참 좋아한다"라고 밝힌 그는 "'정말 밉군'은 짧지만 애절한 느낌이 살았다고 생각했다. 연인에 대해 밉다는 말은, 너무 사랑한다, 미치도록 사랑한다의 다른 표현 같아서 좋았다. '좀 그래' 역시 비슷한 이유로 좋아합니다. 후에 길채는 장현의 '좀 그래'가 '한순간 온통 마음을 뺏겨버렸다는 뜻. 해서 내 마음이 이젠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단 말'임을 알게 된다. 제가 이장현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 심장이 터질 것 같을 때도 '좀 그래'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기에, 제게는 무척 아끼는 대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비롯 많은 대사들은 인물에 감정 이입해서 딱히 어떤 이유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썼다"라면서도 "다만, 제 나름 오랜 사색의 결과물로 나온 대사는 '안아줘야지, 괴로웠을테니'"라고 밝혔다. 그는 "오래 전부터 성폭력과 관련한 이슈들을 접하며 의아한 기분이 들곤 했다. 피해자 편에 선 논조의 기사에서조차 '수치심을 느껴, 수치심이 들도록'이란 말이 등장할 때 '왜 수치심을 느끼지? 지나가는 폭력배에게 한 대 맞았다고 수치심을 느끼진 않을텐데'란 생각을 해왔고 수치심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듯 해서 불편했다. 해서 장현의 말은 간명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황진영 작가는 "몸과 마음은 괴로워서 힘들었겠지만, 그저 힘든 일을 겪었을 뿐, 네가 수치심을 느끼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뜻과, 그럼에도 너의 괴로움을 이해하며 너를 위로하고 싶은 진심이 느껴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안아줘야지, 괴로워했을테니'라고 썼고, 남궁민 배우님이 애틋한 감성으로, 따듯한 포옹으로, 더욱 애절하게 강조해주셔서 울림이 살아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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