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배우 이세영을 앞세우며 전쟁 같은 토요일 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1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약칭 열녀박씨)' 6회는 전국 가구 기준 9.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간대 방송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동시간대 경쟁작 중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약칭 고거전)' 9회의 8.9%를 제친 수치로 이목을 끌었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유교 걸 박연우(이세영 분)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 분)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됐다.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세영이 타이틀 롤을 맡고, '대세'로 불리는 배우 배인혁이 로맨스 상대를 맡아 기대감을 자극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이세영은 타이틀 롤로 드라마를 견인하고 있다. 19세기 조선의 유교걸이 21세기 한국에서 계약결혼을 한다는 판타지 설정도 설득력 있게 풀어낸 것. 유쾌한 작품의 분위기와 믿기 힘든 작품의 설정 사이에서 이세영의 경쾌하면서도 안정적인 사극톤이 균형감각을 잡아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1997년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로 데뷔해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이세영. 그는 과거 '대장금'에서도 아역 배우로 출연해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그가 여기에 더해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어 다시 한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으로 MBC를 살린 모양새다. 더욱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동시간대 경쟁작인 상대가 '고종 순종 최수종'이라 불리는 연기자 대선배 최수종을 앞세운 데다가, 부활한 대하사극으로 호평받는 '고려 거란 전쟁'이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고려 거란 전쟁'은 근소한 차이로 시청률 면에서 뒤처지긴 했으나, 여전히 탄탄한 마니아 층을 자랑하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그린 32부작 대작이다. 기본적으로 호흡이 긴 작품인 데다가,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금토드라마로 토요일이 정점인 반면, '고려 거란 전쟁'은 토일 편성으로 일요일에 방점이 찍힌다. 더욱이 9회 엔딩에서 강감찬의 외교 사투가 극적인 긴장감을 자아내 10회에서의 또 한번 상승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한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 또한 기대작이다. 배우 이영애가 전 세계에서 단 5% 뿐인 여성 지휘자 차세음 역할을 맡은 스릴러 드라마로, 벌써부터 '시간 순삭'이었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주 포문을 연 JTBC 토일드라마 '웰컴 투 삼달리' 또한 남녀 주인공으로 만난 배우 지창욱과 신혜선이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영의 호연과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기세는 분명히 이례적이고 놀라운 상황. 최수종, 이영애 등 기라성 같은 선배 연기자들 사이 어린 시절부터 차분히 경력을 쌓아온 이세영의 성장이 흐뭇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KBS, tvN,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