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라’가 천재 지휘자로 돌아온 이영애의 파격 변신과 함께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극본 최이윤, 홍정희/ 연출 김정권/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래몽래인, 그룹에이트)에서는 관행에 젖은 오케스트라를 바꾸려는 차세음(이영애 분)과 독단적 행위를 거부하는 단원들의 충돌이 흥미로운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에 1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5%, 최고 6.0%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2%, 최고 5.3%를 기록, 수도권과 전국 모두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먼저 세계적인 마에스트라 차세음의 첫 등장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완벽한 공연을 위해서라면 총구를 겨눠서라도 술에 찌든 악장을 일으키는 차세음의 독한 성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차세음의 다음 행선지는 한국의 삼류 오케스트라인 더 한강필. 입국하자마자 오케스트라 연습실로 직행한 차세음에게 단원들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을 연주하며 새 지휘자를 향한 거부감을 표했다. 동의 없이 통보로 선임된 새 지휘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무언의 의사인 것.
하지만 차세음은 단결된 단원들의 뜻보다는 미흡한 연주 실력에 관심을 두고 연주자들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 한결 나아진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응수했다. 뛰는 단원들 위에 나는 지휘자의 형국이 된 지경. 더 한강필에 불어닥칠 파란을 짐작게 했다.
차세음은 악장 교체라는 초강수로 더 한강필을 또 한 번 뒤집었다. 바이올린 스승이자 현 악장의 손가락에 문제가 있음을 눈치챈 차세음이 실력이 출중한 신입 바이올리니스트 이루나(황보름별 분)를 악장으로 임명했기 때문. 지휘자 선임도, 악장 교체도 일방적으로 행한 것에 분노한 단원들은 보이콧을 단행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갔다. 급기야 단원들은 문을 잠그고 부지휘자와 연습을 하는 극악의 상황까지 만들었다. 차세음은 굳게 닫힌 문을 소화전으로 깨부숴 열었고 이와 동시에 차세음과 단원들의 쌓인 갈등도 폭발했다.
단원들의 거센 반발이 일자 차세음은 어느 것보다 실력을 우선시하는 자신의 신념을 밝히고 도태돼 가는 오케스트라의 현 실태를 꼬집으며 독설을 내뱉었다. 느슨해진 오케스트라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차세음의 일침은 단원들의 말 문을 막았을 뿐 아니라 “나랑 싸우고 싶으면 음악으로 하는 겁니다”라며 프로의 자존심도 자극했다. 단원들은 더이상 반기를 들 수 없다고 판단했고 소란도 일단락됐다. 깨진 문짝과 얼어붙은 연습실 분위기 속에서 차세음이 지휘하는 전원교향곡만이 낭만적으로 흘렀다.
그런가 하면 차세음의 비밀스러운 과거도 눈길을 끌었다. 20년 전 더 한강필의 공연을 앞두고 사라진 사건을 비롯해 떠오르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차세음을 오랫동안 괴롭히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들어선 자신의 방에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은 그녀에게 어떠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은 아닐지 궁금케 했다.
이처럼 ‘마에스트라’는 일촉즉발의 연속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첫 회를 강렬하게 장식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몰입감을 높이는 연출은 물론 이영애(차세음 역)의 파격 변신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마에스트라’에서만 볼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이 듣는 재미까지 선사, 환상적인 4중주를 이루며 다음 방송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이날 방송은 전원교향곡이 흐르는 연습실에 돌연 비상벨을 누르는 유정재(이무생 분)의 등장으로 막을 내렸다. 차세음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다가서는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지 오늘(10일) 방송될 tvN ‘마에스트라’ 2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cykim@osen.co.kr
[사진] tvN ‘마에스트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