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는 남자들2’가 1년여 만에 또 미성년자 방송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미성년자들의 샤워 장면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는 전 야구선수 최경환 가족의 일상이 공개된 가운데 최경환이 아내 박여원이 외출한 사이 다섯 아이들을 홀로 돌보는 모습이 공개됐다.
집에 돌아온 박여원은 최경환에게 아이들의 샤워를 지시했고, 장남 리환이의 주도 하에 막내를 제외한 네 아이들이 샤워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방송에 공개됐다.
제작진은 신체의 일부를 나뭇잎 그림으로 가렸지만 여러 대의 카메라가 여러 각도에서 아이들의 샤워 장면을 촬영했고 해당 장면은 1분여라는 시간 동안 방송에 노출됐다.
이에 해당 장면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샤워 장면을 방송에 노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무리 중요 부위를 가렸다 한들 애초에 샤워하는 모습을 전신이 다 보이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할 필요는 없었다며 제작진의 이 같은 연출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에 ‘살림남2’ 측은 OSEN에 “지난주 방송된 ‘살림하는 남자들’ 336회 중 최경환 자녀 샤워 장면은 보호자인 부모 및 당사자 모두의 동의 하에 촬영되었음을 안내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살림남’ 측은 해당 장면이 보호자 및 당사자의 동의 하에 촬영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중단됐다”며 “제작진은 앞으로 더욱 신중히 제작에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사과했다.
미성년자라고 해도 과거와 달리 전세계적으로 아이들의 인권이 중요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살림남2’ 제작진은 이를 간과했다. 보호자와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해도 아이들의 신체 노출 장면을 그대로 방송,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대중의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한들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미성숙한 존재라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해 미성년자인 아이들의 인권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은 제작진의 태도가 아쉽기만하다. 무엇보다 ‘살림남2’ 제작진은 지난해 같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데 1년여 만에 또 반복되는 등 미성년자 관련 방송에 경각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살림남2’는 전 야구선수 홍성흔의 중학생 아들이 친구들과 포경수술을 받는 모습이 공개됐는데, 해당 장면이 문제가 됐다. 학생들이 수술실에 들어가는 모습부터 수술대에 누워있는 모습, 수술 후 반응까지 모두 방송에 담겼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아동학대’, ‘성희롱’이라며 제작진을 비난했다. 사실 포경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논란이 많은데 ‘살림남2’ 제작진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이를 다룬 것뿐 아니라 미성년자들이 수술을 받는 것까지 방송에 담아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살림남2’ 측은 “한 달 반의 충분한 기간 동안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고민과 의논 끝에 결정한 내용이며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이라며 “학생의 부모님도 이를 존중하여 촬영에 합의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제작진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 모든 수술 장면의 촬영은 부모님의 참관 하에 이루어졌으며, 출연 가족 모두 훈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마쳤다”고 사과했다. 당시에도 제작진은 해당 방송분 다시보기도 중지했다.
제작진의 사과와 다시보기 중단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었는데, 제작진은 또 1년여 만에 미성년자 방송과 관련해 또 논란에 휩싸여 비난받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