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발생한 보이스피싱 실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다.”
박영주 감독은 7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시민덕희’의 제작보고회에서 “평범한 사람이 해냈다는 실화에 굉장한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화하게 됐다. 피해자들은 잘못이 없다는 것에 진심을 담아 만들었다”라며 이 같이 영화를 설명했다.
신작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제공배급 (주)쇼박스, 제작 (주)씨제스스튜디오·페이지원필름(주))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등의 배우들과 연출한 박영주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얘기를 전했다.
덕희 역을 맡은 라미란은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이) 2015년 발생한 사건의 뉴스를 보고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하더라. 처음엔 실화라는 얘기를 듣고 대본을 봤다. 근데 ‘정말 이렇다고?’라는 생각이 들어 놀라웠다”며 “저도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이라 덕희를 잘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그러면서 “‘응팔’과는 다른 엄마다. 이번에는 궁지로 몰려서 이렇게까지 절실했던 적이 없었다. 현실에 맞닥뜨린 엄마라는 자리가 버겁고 힘겨웠다. 아이가 둘이나 있어서 갈 데도 없고. 더 절실하게 움직였다”고 캐릭터 표현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조직원 재민을 연기한 공명은 “실화 바탕 영화이다보니, 시나리오를 읽는 것만으로도 통쾌한 느낌을 받았다”고 ‘사이다 작품’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공명은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저를 너무 사랑해주셨다.(웃음) 저는 저를 이렇게 반가워해주시고 기다려주셨다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선배님들을 살짝 피해 다녔을 정도”라고 회상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라미란은 공명에 대해 “저희 작품 촬영을 마치고 바로 군대에 갔는데 어느새 전역을 했더라. 기다리길 잘했다 싶다”고 애정을 전했다. 이어 장윤주도 “촬영 당시 군대에 가기 전이어서 너무 귀엽고 풋풋하다. 저희가 좋아했는데 도망을 갔다. 그래서 더 따라갔다”고 덧붙이기도.
덕희의 세탁공장 동료 봉림 역을 맡은 염혜란은 이번 작품에서도 남다른 캐릭터 연기를 보여준다. 이날 그녀는 ‘제2의 라미란’이라는 수식어에 “제2의 라미란이라는 말은 기자분들이 먼저 써 주셔서 저도 얘기를 하게 됐다”며 “라미란은 중년 여배우의 상징이 됐다고 생각한다. 시대의 아이콘이다. 라미란이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이 있다. 그래서 저는 제2의 라미란이 되고 싶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가 넘을 수 없는 어떤 벽이 느껴졌다. 염혜란과 라미란이라는 ‘쌍란’으로 주름을 잡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건 담당 지능팀 박 형사 역의 박병은은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평범한 덕희를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 나는지 염두하면서 연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영주 감독은 박병은의 연기에 대해 “시나리오가 있기 때문에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예상을 하고 현장에 간다. 근데 박병은은 전혀 다르게 하시더라. ‘이렇게 한다고?’ 싶을 정도로 캐릭터 해석이 재미있었다. 박 형사가 많이 봐온 캐릭터인데 박병은은 귀엽고 웃기게, 여러 가지로 표현을 해주셨다”라고 칭찬했다.
모델 겸 배우 장윤주는 숙자 역을 맡아 라미란, 염혜란, 안은진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라미란, 염혜란 언니 옆에 있으면 배꼽이 떨어질 거 같았다. 그래서 어떤 촬영 현장보다 즐거웠다”고 촬영기를 되돌아봤다.
이무생은 보이스 총책 역을 맡았다. 이날 그는 “현장에서 촬영을 하면서 큰 열기를 느꼈는데 그게 스크린 밖으로 뿜어져 나올 거 같다. 관객들도 그 열기를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칭다오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애림은 안은진이 연기했다. “이번 작품이 첫 영화”라는 안은진은 “사투리, 중국어 수업을 따로 들었다. 제가 중간 이후에 투입돼서 너무 떨렸다. 언니들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장윤주 언니가 저희 집에 오셔서 1대1 레슨을 해주셨다. 덕분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안은진은 “보이스피싱 전화는 다들 많이 받으시지 않나. 어느날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으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호사님과 얘기한 후 말씀드리겠다’는 얘기를 하고 끊으니 바로 물러나시더라”는 일화를 들려줬다.
끝으로 박영주 감독은 “평범한 시민이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그걸 해낸다. 첫 대사부터 덕희라는 인물을 잘 드러내서 그걸 생각하면서 보시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민덕희’의 극장 개봉은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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