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승연이 아버지를 향한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TV CHOSUN 신규 예능 프로그램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이승연과 아버지의 5년 만의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아버지를 방송에서 처음 공개한 이승연은 “사실 전 어머니가 두 분이다. 친어머니와 길러주신 어머니가 계신다. 아버지가 엄마를 좀 힘들게 한 것 같다. 아빠 당신은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하니까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니까 아빠가 밉기도 하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아버지는 참 멋있고 훤칠하시고 시대의 한량 같으시다. 세상 사람들한테는 너무 좋은 분 근데 가족에게는 모르겠다. 어머니가 그러시더라. 아버지는 회사생활 5년 하셨다고”라며 “사회생활 시작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방송일을 하면서 번돈을 다 부모님께 드렸다. 근데 그 기간이 좀 길어져서 내가 힘들 때나 안 힘들 때나 계속 경제적 지원을 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뭔가 이렇게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데 존재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화가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복잡미묘하다”고 밝혔다.
5년 만에 이사간 집에 아버지를 초대한 이승연은 “최근에 아버지와 만난 적 없다. 이사 온지 5년 됐는데 이 집에는 처음 오신다.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니까 이 기회에 나도 내가 몰랐던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게 컸다.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승연의 아버지는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 아빠다. 내가 뒷바라지를 못해준게 한이 맺히고 항상보면 안쓰럽고 그렇다. 그동안 어려운 사정도 많았지만 얘기를 나한테 일절 안하니까 딸이 바라는 걸 하나라도 제대로 풀어준게 없으니까 항상 저는 서운하고 안타깝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5년 만에 딸을 만난 아버지는 쉽게 집 안으로 발을 들이지 못하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자리에 앉자 이승연의 친어머니에 대한 넋두리를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승연을 길러준 어머니이자 현재 아내에 대한 타박이 이어지자 이승연은 그러면 안된다고 아버지를 말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대화를 하며 심경이 복잡해지자 이승연은 설거지를 하는 척 뒤돌아서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너무 화가나고 너무 답답하고 그런데 아빠가 짠하다. 또 혼자 먹는데. 너무 힘들다. 뭐 이런 뒤죽박죽인게 있나”라고 토로했다.
이승연은 “사람들은 보통 친정엄마를 생각하면 울컥하는게 나온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아버지라는 단어가 친정엄마 같다. 친정엄마가 막 미운데 마음 아프고 생각해보니까 아빠가 그런 게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승연과 시장에 함께 다녀오고 손녀와 시간을 보낸 아버지는 이만 집에 가겠다고 일어섰고, 이승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승연은 “더 계시다 가세요 라는 말이 안 나오더라. 짠하고 마음 아프고 신경질도 나고”라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이승연을 만난 아버지는 “너무 흐뭇했다. 여태까지 전화만 계속했지 승연이는 바쁜 사람이고 나는 항상 한가한 사람이니까 승연이가 만나자고 얘기하기 전에는 먼저 만나자고 하기가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사진 있으니까 사진 보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반면 이승연은 “손님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아빠가 손님일 때가 더 좋은 거 아닐까. 아빠라서 미워하고 엄마라서 서운하고 너무 귀한데 너무 아프니까”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