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이영애의 2년만 복귀작 '마에스트라'가 시청자를 만난다.
6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에서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영애, 이무생, 김영재, 황보름별과 함께 김정권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로,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오케스트라라는 색다른 소재를 이야기의 무대로 끌고 왔다는 점은 물론 한번도 다뤄보지 않았던 여성 지휘자를 주인공을 내세운 신선함에 ‘마에스트라’를 향한 흥미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독하게 완벽주의자인 마에스트라 차세음을 연기하기 위해 지휘 연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이영애의 도전이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다. 예술가의 섬세하고 예민한 기질은 물론 리더로서의 장악력과 카리스마를 두루 갖춘 차세음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해낼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출연진은 각자 아이템을 하나씩 들고 포토타임을 진행했다. 이영애(차세음 역)은 지휘봉, 이무생(유정재 역)은 선글라스, 김영재(김필 역)는 악보, 황보름별(이루나 역)은 바이올린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제작발표회가 시작된 뒤 가볍게 자신이 들고있던 아이템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영애는 “차세음에게 지휘봉은 인생의 전부. 목숨과도 같다”고 답했다. 이무생은 “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보통 선글라스를 끼면 포커페이스가 되지않냐. 왜 도대체 차세음을 쫒아다니면서 일을 벌이는지 가늠이 안간다. 차세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면서 저도 변하고 드라마도 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제가 선글라스를 벗는 그런 측면에서 일이 변화되는지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영재는 “악보는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차세음과의 연결고리, 차세음이 있어야 악보가 완성된다. 악보는 세음과 함께하는 추억, 앞으로도 될 수 있고”라고 했고, 황보름별은 “바이올린 실력밖에 가진게 없는 루나. 최연소 악장으로 뽑히는 만큼 천재 실력을 갖고 있어서 상징적인 물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영애는 ‘마에스트라’로 2021년 ‘구경이’ 이후 2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음악이다. 중요한건 클래식 음악이 지휘자가 하는 건 영화는 있었지만,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 지휘자가 주인공인 작품이 없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 내용 전개와 같이 연기하는 배우와도 호흡을 맞추고 싶었고, 감독님과 삼박자도 잘 맞았다”고 이야기했다.
2008년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방송된 지도 벌써 15년이 지났다. 그만큼 시청자의 클래식 안목도 늘어났을 터. 김정권 감독은 캐스팅 기준에 대해 “‘마에스트라;를 처음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건 마에스트라 차세음 역할이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영애 배우는 제가 연출자로서 생각할 땐 모든 연출자가 같이하고 싶은 배우고, 저는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선택을 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지휘였다. 오랜 기간 영화, 드라마를 했지만 클래식 공연을 접해보기도 하고, 콘서트 홀에서 지휘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다양하다. 어느 부분을 차용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찾은게 진솔 지휘자님이었다. 그분이 되게 느낌이 좋았다. 배우도 만족했고, 퍼포먼스도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있어서 서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영애는 지휘자로 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냐는 말에 “작년 이맘부터 시작을 했다. 차세음은 아주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기도하다. 우여곡절 끝에 지휘로 돌아섰기에 바이올린을 연습하기도 했고, 바이올린과 지휘를 연습해왔다. 보시는 것처럼 클래식 음악들을 배우들의 감정연기선을 보면서 느끼신다면 새로운 드라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저 뿐만 아니라 같이 연주해주시는 배우들도 악기 연습을 해주셨다. 그들의 노고없이는 나올 수 없었다. 전문가도 놀랄정도로 열심히했는데, 그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을 드라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기대해달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로 황보름별 역시 바이올리니스트로 출연하지만 생전 바이올린을 만져본 적도 없다고. 그는 “바이올린을 만져본 적도 없었다. 캐스팅 직후부터 연습해서 마지막 촬영까지 대략 8개월 연습을 했다. 생각보다 곡이 많아서 당황을 했다.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그리고 다같이 합주곡 말고 솔로도 있어서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촬영이 없는 날엔 늘 바이올린을 연습했던 것 같다. 촬영 직전에는 부담감에 벼락치기를 해서 밤을 새운 날도 있었다”고 힘든 연습 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영애는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온 배우는 아니다. 공백기도 있었기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던 부분도 있었을 것.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무생은 “화면과 실제가 싱크로율 100%인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 느낌이 좋아서 항상 선배님을 바라봤고, 제 캐릭터도 바라보는 거고. 주체가 안돼서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무생은 “기억이 나는게 대본 리딩에서 뵙고, 첫 촬영에서 싸우는 신이었다. 신이 그러니까 부담감, 긴장감이 있었는데, 딱 보니까 저만 잘하면 되겠더라.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라고 외쳤다. 나름대로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싶을 정도로 차세음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김영재 역시 “저도 이무생 씨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제가 젤 마지막에 캐스팅이 됐고, 웜업이 안된 상태로 전체 대본 리딩을 갔다. 제 느낌에는 차세음이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잔뜩 긴장할 수 밖에 없었고, 진짜 ‘너나 잘하세요’처럼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가면 그렇게 편하게 해주실 수가 없다. 너무 배려를 해주셔서 저는 정말 편하게 했던 기억밖에 없었다”고 이영애의 유명한 명대사를 내뱉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앞서 ‘부부의 세계’를 통해 ‘이무생로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무생에게 이번 드라마에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는 말에 그는 “저는 차세음바라기? 새로운 별명이 지어진다면 그랬으면 좋겠다. 이무생로랑도 좋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별명으로 불러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며 멜로 눈빛으로 이영애를 쳐다봐 웃음을 자아냈다. 이무생의 열렬한 출사표에 남편으로 나오는 김영재는 “저는 세음바라기가 안 될 것 같다. 집착남이 될 것 같다”고 덧붙여 내용에 기대를 모으게 했다.
끝으로 김정권 감독과 출연진은 관전포인트를 이야기하며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했다. 김정권 감독은 “매 화가 관전포인트가 차고 넘쳐 흘린다. 중요한 건 정말 포디움 위에 올라서 지휘하는 이영애의 눈빛과 손짓. 그리고 몸이 부서져라 열정적으로 지휘하시는 그런 모습이 아주 큰 관전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차세음과 유정재의 관계에는 연출자로 생각할 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겨울 느낌, 차세음과 김필의 관계는 늦가을이 끝나가는 잎새가 떨어지는 느낌, 차세음과 이루나와의 관계는 벚꽃이 한창이 봄이 떠오르는 느낌. 그런 관계성을 상상하시면서 보시면 따뜻한 드라마가 될거라고 믿는다”고 표현했다.
이무생은 “저는 결국엔 음악인 것 같다. 다들 음악과 관련된 직업인데, 저는 그걸 지켜보는 입장. 그 지켜보는 입장에서 한곳에 뭉쳐서 촬영을 하는 걸 보면 뭔가 벅차오르는 감정이 느껴지더라. 그게 음악이 주는 힘. 우리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음악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이기에 그런 점을 중점으로 봐주시면 좋지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영재는 “음악도 있고, 스릴러도 있고, 로맨스도 있다. 한만디로 종합선물세트다. 완벽했던 팀워크와 사람이 균열이 일어난다. 거기서 나오는 인간의 본성을 지켜보고 공감하는 것도 재밌는 관전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황보름별도 “차세음, 유정재, 김필, 이루나 모두 각자의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어떻게 발현되는지 지켜봐주시면 재밌게 보실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관전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tvN ‘마에스트라’는 오는 9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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