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전문가 김창옥 교수가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5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에서는 게스트로 스타 강사 김창옥이 출연, 탁재훈, 임원희, 이상민, 김준호와 만났다.
이날 탁재훈은 김창옥에게 "궁금한 게 있다. 강연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는 본인의 경험인지, 책이나 이런 걸 보고 얻은 이야기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창옥은 "저는 소통을 공부한 게 아니라, 불통을 오랫동안 경험한 사람이다. 너무 목이 말랐던 사람"이라며 "저희 아버지가 청각 장애가 있으셨다가 3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정말 전통적인 옛날 아버지셨다. 그러다 보니 소통이라는 걸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지고 변화되는 삶을 소개해 주면 좋겠다, 해서 (강연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옥은 '돌싱포맨'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상민은 "창옥 선생님이 ‘돌싱포맨’보고 되게 잘되겠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한다"라고 언급하자, 김창옥은 "요즘은 이별한 사람들도 많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지 않나. 이런 걸 양지로 가져오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라고 말해 '돌싱포맨'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이상민은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공감하며 "그러면 이혼해야 하지 않나"라며 김창옥 교수에게 '기습' 질문을 건네 그를 당황하게 했다.
김창옥의 '진땀'을 빼게하는 '돌싱포맨'의 질문은 계속됐다. 이상민은 "진짜 솔직하게 말해달라. 싱글의 삶이 혹시 부러우신가"라고 물었고, 이에 김창옥은 "사람은 혼자와 홀로는 다른 느낌인 거 같다. 자기의 정서가 홀로 서야 하는데, 그냥 외로워서 만나면 결혼해도 안 해도, 이혼해도, 다 비슷하다는 뜻"이라며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상민은 "홀로 최고의 정점일 때 결혼해야 맞는다는 건가? 선생님도 그렇게 결혼 하셨다는 의미인가"라며 재차 물었다. 김창옥은 "여기 약간 검찰 같다"라면서 "작가님께 이렇게 하면 촬영 안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라고 항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항변에도 이상민은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아내분과 결혼하시겠나"라고 물었고, 김창옥은 "저 크리스천이라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그냥 천국에 가고 싶다"라며 센스있는 답변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김창옥은 '갱년기'를 겪었던 일화를 솔직히 전하기도 했다. 그는 "파이팅넘쳤던 사람들이 갱년기 온 걸 잘 모른다. 자존심이 세도 잘 모른다. 내 이미지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는 그 시간을 2~3년 겪었고, 지금도 끝자락에 있는 거 같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저는 갱년기가 왜 왔냐면, 코로나 전까지 바쁘게 살다가 강연을 할 수 없다 보니 그때 갱년기가 왔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김창옥 교수의 결혼생활(?)도 엿들을 수 있었다. 이날 이상민은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스킨십을 안 한 지가 꽤 됐다. 뽀뽀를 안 한 지 7년이 되었다. 이제는 여자를 만나도 ‘어떻게 해야 되지?’하는 생각이 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김창옥은 "제가 성악 전공을 했는데, 교수님이 말하는 게 ‘키스의 시작이 뭐야?’라고 물어보셨다. 그리고는 '키스의 시작'은 '시선의 끝'이라고 하더라. 그럼 그 시선은 마음의 끝에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상민은 "그럼 선생님의 마지막 키스는 언제인가"라고 질문했고, 김창옥은 "엄청 오래된 것 같다"라고 말해 '돌싱포맨'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김창옥은 "결혼한다고 키스하는 거 아니다. 결혼하기 전에 키스를 많이 하시는 게 좋을 거 같다"라고 조언을 건네 폭소를 유발했다.
악플 대처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창옥은 "저는 제가 남자치곤 마음이 되게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악플을 받으면 ‘그만둘까?’, ‘난 자격이 없어’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신에게도 안티가 있다는데’라고 생각한다. 부처님 하나님도 안티가 있는데, 내가 뭐라고. 내가 온전한 인간도 아닌데"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방송 말미에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치매 증상'을 고백했던 것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병원에서) 치매 증상이 있다며 MRI와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를 찍자고 했다. 지난주에 결과가 나왔는데, 저한테 알츠하이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창옥은 "치매 판정을 제가 몇 달 전에 받았다. 인지 및 기억력 테스트를 했는데, 100점 기준 70점이 50대 평균인데, 저는 1점이 나온 거다. 기억을 못 하는 것"이라며 "숫자를 거의 기억 못 한다. 어느 날은 집에 갔는데, 우리 집이 몇 호인지 모르겠는 거다. 그때는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했는데, 점점 심해지다 보니 뇌신경센터에 가게 됐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 의심 소견이 나왔다"라고 설명해 충격을 자아냈다.
김창옥은 "제가 8년 전에도 정신과에 갔는데, 그때의 저랑 달라진 게 있다"라면서 "그때는 누가 나를 알아볼까 봐 너무너무 조심스러웠다. ‘소통 강사라며 정신과에 왔네. 자기도 자기 인생 책임 못 지면서 웃기는 사람이네’라는 사람들의 환청이 들리기도 했다. 그래서 병원도 조심히 갔는데, 이번에는 치료도 잘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에는 내가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고 생각한 거 같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내가 거만하고 교만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도 내 또래의 남자들 처럼 똑같이 힘들고, 때로는 더 약했기 때문에 강한 척을 했구나, 생각했다"라며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김창옥은 '치매 의심 증상'을 판단 받은 심정에 대해 "따로 검사를 제안받은 상태인데, 증상을 찾아보는데 되게 살벌하더라. 내가 지금은 단순히 기억이 안 좋아진 건데, 이게 더 안 좋아지면 어떻게 될까? 싶더라. 멍하기도 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달라지고, 좋아지고, 감사한 건, 이 이야기를 이렇게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를 들은 탁재훈 역시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보니 공감이 된다"라고 반응했다.
한편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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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