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하늘나라로 떠난 보낸 것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배우 이동건이 15년 만에 방송에서 흉기난동으로 사망한 동생을 언급해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이동건처럼 갑작스럽게 동생과 이별한 아픔을 가슴에 담고 살고 있는 박하선, 남보라도 주목받고 있다.
오늘(3일) 방송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15년 전, 불의의 사고 때문에 하늘로 떠난 동생을 그리워하는 형 이동건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이동건과 8살 터울의 동생은 호주에서 유학 중 단지 쳐다봤다는 이유만으로 남성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던 이동건은 “(소식을 듣고) 5초 정도 무너져 내린 다음 엄마부터 찾았다”라며 동생의 죽음 앞에 슬퍼할 겨를 없이 부모님을 챙겨야 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동건이 하늘로 떠난 동생의 봉안함이 안치된 성당에 방문하는 모습도 공개된다. 매년 동생의 생일마다 성당을 찾는다는 이동건은 36번째 동생의 생일을 축하하며 꽃과 카드를 건넸다. 이동건은 “스무 살에 멈춰있는 네가 어른이 된 모습이 상상이 안 간다”라며 동생의 사진 앞에서 한참 생각에 잠겼다. 슬프지만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동생을 기리는 이동건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동건의 엄마는 물론이고 스페셜 MC로 출연한 배우 김해숙 또한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이동건은 지금까지 어머니에게 단 한 번도 전하지 않았던 동생의 마지막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8살 터울의 동생은 형 이동건을 존경했을 뿐 아니라 남다른 우애를 자랑했다고. 동생의 사건이 있기 전, 어느 날 이동건에게 동생이 전화를 걸어와 기적 같은 말 한마디를 건넸다고 하는데, 이 얘기를 들은 이동건의 엄마는 눈물을 흘렸고, 스튜디오의 모벤져스 역시 모두 가슴 아파했다고.
박하선도 2019년 급성심근경색으로 동생을 떠나 보냈다. 박하선은 평소 발달장애가 있는 남동생과 우애가 남달랐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하선은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에도 촬영이 없는 날이면 남동생을 돌봤다.
2017년 JTBC ‘김제동의 톡투유’에 출연해 한 청중이 경찰 이야기를 꺼내자 “동생이 조금 아픈 친구다. 어렸을 때 문을 잠그지 않으면 집 밖을 나갔다. (경찰이) 동생을 찾아줘서 생각을 생각하면 따뜻해진다”라며 동생을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박하선은 유독 가족애가 컸다. 2019년 tvN ‘='내게 남은 48시간’에서 가상 죽음 체험을 앞둔 박하선은 바닷가에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영상 편지를 보냈다. 부모님과 동생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아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인터뷰에서 “남동생이 장애가 있어서 ‘누나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이런 말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다. 물론 했던 적은 있지만, 발달장애다 보니 쉽게 말하진 못한다. 그런데 동생이 갑자기 하늘로 갔고, 먼저 가족을 보내면 미안하지 않나. 못해준 게 생각나고. 미안한 마음만 있었는데 해소가 안 되고 후회가 됐다. 그런데 작품 속에 나오는 ‘누나 고마워, 사랑해’라는 얘기가 동생이 저한테 해주는 말 같아거 개인적으로 너무 좋고 힐링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3남매 8남 5녀 중 장녀인 남보라는 2015년 갑작스럽게 동생 중 한 명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다. 당시 동생의 사망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낸 남보라는 2018년 동생이 떠난 지 3년 만에 방송에서 처음 동생의 죽음을 언급했다. JTBC4 ‘비밀언니’에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동생이 먼저 떠났을 때”라고 털어놓았다. 남보라는 “한 번쯤 훌훌 털어버리고 싶었다”며 동생의 죽음을 얘기하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해에는 자신처럼 가족을 잃은 학생과 만났는데, 학생은 부모님 이혼 후 엇나갔던 누나가 어느날 싸운 후 실종 됐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했다. 남보라는 "내가 처음 얘기를 들었을때 깜짝 놀랐던게 너무 똑같더라. 그날 밤에 안들어와서 핸드폰 위치추적을 했는데 너무 쎄하더라. 아니겠지 했는데 결국 그게 맞았다. 처음엔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했다.
남보라는 “솔직히 진짜 힘들다. 너무 오랜만에 꺼내보는 감정이라. 잊고 있었다. 난 좀 참았던 것 같다. 그냥 덮어놨다. 왜냐면 이렇게 꺼내면 너무 힘드니까 일부러 생각 안하고 계속 덮어놨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나는 이게 안 없어질것 같다. 이 고통이 평생 갈거라고 생각하는데 중요한건 잘 이겨내는거다. 그 고통에 머물지 말고 잘 이겨내는게 중요한 것 같다. 우리도 잘 이겨내보자”며 힘을 냈다.
이동건, 박하선, 남보라는 갑작스럽게 동생을 떠나보낸 아픔을 가슴에 담고 살고 있지만,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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