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 가수 지드래곤에 대해 증거 없이 진술만으로 마약 투약 의혹을 수사해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경찰이 이제는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에 휘둘리지 않는 모양새다.
유흥업소 실장은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연예계 마약 파문의 시작이었다. 앞서 경찰은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실장 A씨가 VIP들과 마약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받고 A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이 과정에서 이선균의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고, 지드래곤을 언급한 메시지도 발견됐다.
이례적으로 내사 단계에서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이름이 밝혀지면서 연예계를 뒤흔드는 마약 파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짙어졌다.
그러나 이선균, 지드래곤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밀 검사 결과는 음성 또는 판단 불가. 이선균의 모발, 겨드랑이 털, 지드래곤의 모발 및 손톱과 발톱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선균의 다리 털은 판단 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진술만으로 증거 없이 수사를 진행했고, 내사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이름이 공개되는 상황으로 흘러가자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경찰 측은 “수사 대상자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진술을 하는데 확인 안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단계”라며 “명백한 증거 확보에 앞서 내사 단계에서 해당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쉽지 않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배경으로 꼽은 A씨의 진술이 번복됐다. 지난달 24일과 29일, KBS는 A씨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이 의심된다고 진술한 후 이를 번복했다. 조사가 계속되는 동안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함께 유흥업소를 방문한 배우 B씨가 마약을 했을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는 배우 B씨 외에도 가수 C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경찰 조사에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진술만을 토대로 조사에 착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찰청은 A씨 진술에서 이름이 거론됐다고 해서 즉각 수사 범위를 확대해 B씨와 C씨를 소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선균, 지드래곤이 내사 단계에서 이름이 밝혀졌고, 이들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서 지적이 쏟아지자 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현재까지 정밀감정 결과 음성으로 통보가 온 것을 맞지만 추가적인 수사를 일부 더 해야 할 내용도 있다. 여러 정황상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분명하다면 완전히 음성이라고 해서 불기소로 송치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결론은 유보”라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