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의 5연패 탈출, 그 중심에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라나(25·등록명 지아)가 있었다.
정관장은 지난 2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1-25, 25-23, 25-16, 25-18) 역전승을 거뒀다.
8-3으로 앞선 1세트를 역전당할 때만 해도 라운드 전패에 대한 불안감이 드리웠지만 2세트를 접전 끝에 따내면서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3~4세트 리듬이 완전히 살아난 정관장이 페퍼저축은행을 압도하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5연패 탈출로 순위도 5위에서 4위(5승7패·승점 16점)로 한 계단 올랐다.
아시아 쿼터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양 팀 통틀어 최다 30점을 폭발한 가운데 공수 전체적인 면에서 지아의 활약이 빛났다. 경기 내내 강하고 날카로운 서브로 페퍼저축은행 리시브를 흔든 지아는 서브 에이스 2개, 블로킹 1개 포함 24점에 공격 성공률 56.76%로 순도 높은 기록을 올렸다. 17개의 디그를 성공하는 등 수비에서 기여도도 높았다.
경기 후 지아는 “1라운드에 잘하다 2라운드 들어 연패에 빠지면서 절망감과 좌절감,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다면 이런 감정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며 “어떻게 하면 다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 생각했다. 블로킹이나 수비 위치 같은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이런 점을 보완하면 우리 팀이 가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연패 기간 훈련량을 늘리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지아는 “훈련량이 많아져 힘든 것은 사실이다. 경기 다음날에도 공격과 수비 훈련을 모두 하다 보니 쉬는 시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 변화가 필요했고,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두려움을 극복했다. 그래서 오늘 이길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된 훈련과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지아의 곁에는 트레이너 출신 남편이 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남편 다니엘이 지근거리에서 지아의 컨디션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날 인터뷰실에도 남편이 뒤따라 들어와 인터뷰하는 지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지아는 “3년 반 전에 결혼을 했다. 남편이 곁에 있어 큰 힘이 된다. 항상 내게 아침부터 농담을 던지며 웃음을 주는 존재다. 최근 팀 훈련이 힘들지만 남편 덕분에 부담 없이 소화하고 있다”며 “원래 남편이 나의 트레이너였고, 요가 같은 운동으로 몸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남편이 없었으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꿀 떨어지는 눈빛을 남편에게 보냈다.
지아와 메가 모두 1라운드에 비해 공격의 폭발력이 떨어지면서 정관장이 고전했다.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리면서 세터들의 불안정한 토스가 반복된 탓이 크지만 공격수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해결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정관장이 3라운드에 다시 반등하기 위해선 지아의 역할이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