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김성용 감독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 남궁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은 지난 2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촬영 비화를 풀어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지난 18일 21회로 종영하기까지 뜨거운 인기와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작품의 중심에는 남자 주인공 이장현 역으로 열연한 배우 남궁민이 있었다. 김성용 감독은 전작인 MBC 드라마 '검은 태양'에 이어 남궁민과 두 번째로 호흡한 것이었다.
김성용 감독은 "남궁민이라는 배우에 대해 의심하진 않았지만 더 궁금한 게 있다면 멜로였다. 워낙 집중력이 좋고 몰입도가 강하고 흡입력이 강하기 때문에 멜로를 해도 충분히 잘 할 거라 생각했다. '검은 태양' 끝날 때도 멜로 하시면 좋을 거라고 얘기 했다. 그런데 기회가 잘 안 닿는다고 하시더라. 좋은 대본 있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하던 게 '연인'으로 이어졌다"라고 '연인'을 통해 두 작품을 연달아 남궁민과 함께 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연인'에서 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났다. 집중하고 몰입하고 진정성 있게 하다 보니까 정말 길채(안은진 분)를 사랑하면서 그런 눈빛을 보여주고. 제 입장에서 남궁민의 재발견이라면 '멜로 눈알'로 돌변하는 것"이라고 웃으며 "살기어린 눈빛을 보여주다가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연기가 가능했다. 설계하고 계산해서 눈빛을 바꾸는 게 아니라 연기적으로 존경스러운 지점이 그 부분이다. 늘 진짜로 하려고 노력하고, 본인 스스로도 만족을 못하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배우다. 두 작품 같이 하다 보니까 저 역시도 보이고"라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저도 '검은 태양'을 했고 '연인'에서도 액션이 나오기 때문에 액션을 잘 표현할 욕심이 왜 없었겠나. 무술감독님도 저의 중용한 파트너였다. 그 속에서 남궁민 배우가 중심이 됐다. 배우 본인이 액션을 워낙 좋아한다. 진짜 같이 표현하고 계속해서 같이 설계한다. 의논도 같이 한다. 편집 쪽으로도 작업을 많이 해봤고 또 액션 영화를 많이 봐온 지라 아이디어를 많이 주더라. 어떻게 하면 세련돼 보이는지 잘 알려줬는데 그걸 취사를 잘 한 게 제 몫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장현이 집중도 있게 연습을 했고 안 되면 현장에서도 많이 한다. '검은 태양'에서도 총기가 주어지면 갖고 살았다. 무기가 자기 손에 익도록 만드는 걸 집요하게 해내는 배우다. '연인'에서는 칼을 잡았는데 칼은 또 처음하는 액션이다 보니 저조차도 다칠까 봐 걱정이 됐는데 트렁크에 실어두고 항상 가지고 놀더라"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성용 감독은 "남궁민 배우가 부채도 얼마나 찢어 먹었는지 모른다. 쉬는 시간에도 그냥 갖고 노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덧분에 소품팀이 애를 많이 먹었다. 물론 좋은 의미였다. 장현의 부채는 그냥 부채도 아니고 장인이 만든 부채라 공수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린 거였다. 나중에는 한번에 부채를 두 개씩 공수해서 찢어질 때마다 여분을 둘 수 있게 하더라"라며 웃었다.
'검은 태양'과 '연인', 두 작품에서 호흡이 증명된 김성용 감독과 남궁민을 다시 한 작품에서 볼 수 있을까. 김성용 감독은 "우스갯소리로 서로 '다신 하지 말자'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우리 또 다시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라고 했다"라고 웃으며 "저야 남궁민 배우와 다시 한다면 당연히 영광이다. 훌륭한 배우를 만나는 것 만큼 연출자한테 행복한 건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