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은 권력을 장악하고 싶은 전두광(황정민 분)과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이태신(정우성 분)의 전면전이다.
1979년 12월 국군보안사령관 전두광은 두 달 전 발생한 대통령 총격 사망 사건으로 정국이 혼란해진 틈을 타, 공석으로 인해 총리에서 대통령이 된 최한규(정동환 분)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전두광은 정상호(이성민 분)가 대통령 시해 사건 현장에 있던 것을 구실로 납치 감금하고, 군부를 장악할 계획을 실행한다.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 정상호로부터 수도경비사령관 자리를 임명받은 이태신은 전두광과 그의 오랜 절친 노태건(박해준 분) 사단장의 계략을 눈치 채고, 반란군을 막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전두광의 심복들이 그에게 잘 보여서 주요 요직을 꿰차려고 했던 게 반란 성공의 결정적 원인이다. 영화의 결말은 역사에 나온 그대로지만, 김성수 감독은 역사를 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기보다 권력에 눈이 멀어 높은 자리를 탐내는 인간의 탐욕을 조명했다.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2016) 이후 7년 만의 복귀작 ’서울의 봄’(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담은 정치 누아르.
황정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며 싱크로율을 높이려 하진 않았지만, 대머리 가발과 특수분장을 통해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 몰입감을 높였다.
정우성도 실존인물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모티프로 창작된 이태신을 소화하며, 흰머리 분장을 통해 연령대를 끌어올리는 시도를 했다.
정우성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촬영 초반엔 흰머리를 붙이고 심었다. 거기에다 색칠까지 하면서 엄청나게 준비했다”며 “촬영 초기엔 제가 흰머리가 거의 없었는데 중반 이후 스태프가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네요?’라고 하더라. 끝나고 나니 흰머리가 많아졌다. ‘감독님이 흰머리까지 나게 하네? 이게 김성수의 힘이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한 배우들의 연기가 전체적으로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에 ‘서울의 봄’은 개봉 첫날 1위를 차지하면서 일주일 연속으로 1위를 유지했던 외화 ‘프레디의 피자가게’를 제쳤다.
23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전날(22일) ‘서울의 봄’은 20만 3843명이 들어 일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21만 9475명이다.
첫날 기세를 이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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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