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감독 "우울증·공황장애 심했다..아내가 얘기하지 말라고"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11.07 11: 20

'정신병동' 이재규 감독이 과거 본인도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이재규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간호사 출신인 이라하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며, 주인공 정시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신병동의 여러 에피소드를 다룬다. MBC '다모', 영화 '완벽한 타인',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박보영, 이정은, 연우진, 장동윤 등이  출연했다.

이재규 감독은 "제작사와 얘기를 하다가 '힙한 드라마를 하자, 자극이 되는 이야기를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람의 머리나 마음에 힐링되는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그게 우리 기획의 기조였다"며 "프로듀서들이 원작을 제안했을 때 동물들이 나오는 우화로 돼 있더라. '이게 과연 영상으로 가능할까? 마음의 병을 다뤄서 다큐도 아닌데 볼까?'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서울 시민의 절반이 마음의 병이 있다고 하더라. 세 가지 기조 적어도 한 축이라도 해당되면  자극도 되고, 위안도 되지 않을까 해서 제작을 결심했다"며 기획의도를 언급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나?"라는 질문에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실태자료를 보면, 한국 현대사회의 성인 남녀 4명 중 1명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근데 10명 중 1명만이 병원을 찾는다고 하더라. 나도 우울감이 심했고, 우울증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이후에 공황장애로 인해서 심했던 시기가 있었다. 집사람이 절대로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래서 원작 이야기가 더 공감됐다는 이재규 감독은 "공황장애 증상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숨이 꼭 막혀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내가 겪었을 땐 온 몸에 피가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시기가 있어서 더 공감이 가고 위로가 됐다"며 "누군가는 '아픈 사람을 보는 게 도움이 되겠나?' 할 수도 있는데, 내가 느낀 건 그렇게 아픈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만 괴로운게 아니구나, 다른 사람도 힘든 게 있구나' 위안이 될 것 같다. 동병상련의 느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규 감독은 정신질환을 다루는 드라마라서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대본 작업부터 꼼꼼하게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했다.
그는 "의료진의 자문이 중요했다. 기획단계부터 자문을 구하고 썼고, 그 다음에 완성하면 다시 의사, 간호사 분들의 빨간펜 자문을 구했다. 의학적으로 잘못된 것들을 지적해줬고, 위험 요소가 있지만 극적으로 충분히 용인된다고 하면 드라마에 녹여냈다"며 "캐릭터의 말과 행동 등에 의료자문을 구했다. 대부분의 의학 장면은 간호사 분들이 상주했다. 2~3시간 현장에 홀드하면서 수정했다. 그러면서 오류를 최소화했다. 의학적으로 완벽한데 드라마 재미 없으면 안 되니까 그 비중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지난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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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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