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이네 각자도생’ 마음을 표현하는 고주원에게는 단호하게 선을 긋던 유이가 하준과는 편안하게 음주 데이트를 즐겼다. 트레이너와 회원 간의 사적인 만남은 있을 수 없다고 철벽을 치던 유이를 무장해제시킨 하준의 필살기는 애교 가득 ‘멍뭉미’였다.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극본 조정선, 연출 김형일, 제작 아크미디어) 지난 방송에서 효심(유이)은 출소 후,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태민(고주원)에게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며 “본부장님이랑 이젠 저녁 안 먹는다. 개인적으로 안 만난다”고 거절 의사를 밝힌 것. 남에게 하기 어려운 힘든 가족사를 털어놓는 태민을 보고 그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더욱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효심이 태민에게 바라는 건 트레이너와 회원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태호(하준)와는 조금 달랐다. 회원과의 사적인 만남은 안 한다더니 “술 한 잔 하자”는 태호의 제안에는 응했던 것. 회식 자리에서 갈고 닦은 폭탄주 제조 실력을 발휘하는 효심을 보고 태호는 장난을 치며 어색한 분위기를 편안하게 리드했다. 또한, “일부러 까탈스럽게 굴려고 그랬던 건 아니다. 한국에 올 때 너무 예민해 있어서 그랬다”며 효심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태도를 사과했다. 그리고 친할머니가 3년 전에 실종됐고, 부모님도 돌아가셔서 혼자 쓸쓸하다는 속내도 고백했다. 효심에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간 태호 덕분에 두 사람은 늦게까지 술자리를 이어갔고, 결국 만취에 이르렀다. 효심이 태민과의 식사 자리에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좌불안석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처럼 태민은 공략하지 못했던 효심의 마음을 사로잡은 태호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친근함’의 측면에서 두 사람을 태하는 효심의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이는 두 사람과의 첫만남이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효심과 태민은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와 회원으로 처음 만났다. 뉴스에서나 보던 유명한 태산그룹 총괄경영본부장을 담당하게 됐을 때 효심은 긴장감으로 잔뜩 얼어 있었다. 하지만 태호는 한강 공원 야간 러닝 중에 처음 만났다. 즉, 직장이 아닌 밖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두 사람은 첫만남부터 서로에게 날을 세우며 티격태격하기도 했다.
‘친근함’은 태호가 지닌 인간적인 매력과 만나 더욱 급상승했다. 까칠하기만 한 줄 알았던 첫인상과 달리 장난끼도 많고 애교도 부리면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타입이었던 것. 효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허리를 다쳤을 땐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쓰는가 하면, 마음이 힘들 때는 운동하는 게 최고 좋다며 피트니스센터에 다시 나오라고 권하자, “나 안보니까 보고 싶어서 그러냐”며 밉지 않은 장난을 쳤다. 게다가 홈쇼핑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평소답지 않게 화장한 효심을 보고는 “예쁘다”는 말도 스스럼없이 건네 ‘심쿵’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출구없는 태호의 매력에 효심의 마음도 조금씩 열릴 전망이다.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만취한 태호가 어깨에 기대자, 효심은 놀란 마음을 감추며 어깨를 내어준 채 그대로 있었던 것도 모자라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태호를 부축해 집에까지 데려다 줬다. 과연 서로에게 한층 더 다가간 이 사적만남이 앞으로 두 사람의 ‘득근득근’ 로맨스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더더욱 기대되는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매주 토, 일 저녁 8시 5분 KBS2에서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