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소환조사도 이뤄지기 전인데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여부를 신중하게 지켜 볼 일이지만 워낙 이미지가 좋았던 터라 날이 갈수록 커지는 실망감은 어쩔 수 없다. 마약 이슈로 인생에 오점을 남긴 배우 이선균의 이야기다.
24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이선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제보자의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선균의 이름을 포착했다.
이젠 피의자가 된 이선균이다. 지난 23일, 경찰은 이선균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내사 단계로 알려졌던 이선균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곧 경찰 소환조사에 임할 예정이다. 정확한 소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균은 그동안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타임’,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임금님의 사건수첩’, ‘악질경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마다 존재감을 자랑했다. 호감형 얼굴과 목소리 덕에 이미지 좋은 스타로 늘 손꼽혔다.
2018년에는 tvN ‘나의 아저씨’에서 박동훈 역을 맡아 전국의 시청자들을 위로했다. 덕분에 ‘2018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달았고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저도 박동훈처럼 좋은 어른이 되겠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듬해엔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을 홀렸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돼 황금종려상(대상)을 수상한 데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까지 4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대한민국 영화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개인사로 얼룩을 남기고 말았다.
관계자들에게도 회복 불가 민폐를 끼치게 됐다. 이선균은 최근 드라마 ‘노 웨이 아웃’ 측과 협의 끝에 첫 촬영을 앞두고 하차하기로 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행복의 나라’와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도 개봉을 눈앞에 뒀지만 올스톱 돼 난감한 상황이다.
의혹이 제기된 지난 19일부터 이선균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설마’에서 ‘실망’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이선균이 유흥업소의 VIP 고객으로 자주 드나드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등 추가 의혹 주장이 보도되며 충격은 더욱 커졌다. 이선균의 지난 이미지로는 상상할 수 없는 현실들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선균 측은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며 “심려를 끼치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냈던 바.
좋은 어른이 되겠다는 이선균의 약속은 산산조각 났다. 이미 의혹만으로도 이미지 추락은 회복하기 힘든 이유에서다. 남은 건 진실 뿐. 과연 경찰의 조사를 받은 이선균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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