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능신은 ‘에그이즈커밍’에 강림한듯하다. 올해 ‘서진이네’를 시작으로 ‘뿅뿅 지구오락실2’, ‘나영석의 나불나불’까지 완벽하게 자리매김하더니 ‘이서진의 뉴욕뉴욕2’와 ‘콩콩팥팥’까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중 단연 눈에 띈 예능은 최근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한 ‘콩콩팥팥’. 평소 예능에 자주 출연하지 않았던 배우 김우빈, 김기방부터 예능신이 강림한 이광수, 뭘 해도 귀여운 막내 도경수까지 완벽한 케미를 이뤄냈다.
특히 이들은 강원도 인제에서 농사를 지으며 본격 ‘농사꾼 예능’을 시작했다. ‘콩콩팥팥’은 특히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카메라 개수 역시 줄이며 홈비디오 느낌을 주고자 했다. 현란한 자막 대신 멤버들의 멘트를 모두 담아내는 방식을 가져갔다. 하다못해 네 사람은 정갈한 숙소도 없어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통했다. ‘콩콩팥팥’의 가장 중요한 점은 나 PD가 방송을 기획해 출연진을 섭외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연초 이광수가 나영석 PD에 “친한 친구들끼리 같이 뭐 하나 할 거 없을까요?”라고 물었고, 이후 농사 아이템이 나온 것. 만약 네 사람이 농사 일을 마치고 ‘힘들다’면서 고급 숙소로 들어갔다면, ‘콩콩팥팥’의 느낌이 살았을까? 그저 ‘농사 놀이’로 밖에 비춰지게 된다.
비용처리도 신박하다.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면 맏형 김기방부터 막내 도경수까지 일단 스톱워치를 꺼내든다. 스톱워치를 두번 돌려 소수점 둘째 자리의 숫자를 곱한다. 나올 수 있는 수는 0부터 81로, 가장 낮은 수가 나온 멤버가 돈을 내는 것. 막내가 연달아 3번을 걸려도, 불쾌함 없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제작진은 그저 네 명을 캐스팅했을 뿐인데, 오히려 매력이 살았다. 친분이 있는 이들을 두고 색다른 걸 추가하지 않으려고 한 게 시청자들에게 먹혔다. 제작진 개입이 최소화되다보니 이들의 친분이 티브이 밖으로도 충분히 느껴진다. 방송보다는 절친들의 주말농장을 지켜보고 있는 기분이다.
출연진이 농사일에 생각보다 적극적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콩콩팥팥’은 농사 예능인데, 사실 어떤 시청자들이 이들이 지은 농작물을 궁금해할까. 하지만 김기방부터 도경수, 이광수, 김우빈에 이르기까지 모든 멤버가 더 좋은 농작물을 기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보이고, 얼른 일을 끝내고 쉬고싶어하는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콩콩팥팥’은 네 사람의 다큐가 아닌 예능이다. 이광수는 마치 예능신이 강림한 듯, ‘콩콩팥팥’을 주 무대로 삼고 날아다닌다. 김우빈, 김기방의 리액션과 무심한 듯 은은하게 웃기는 도경수까지 합쳐지니 서로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진다.
새로운 것 같지만, 처음보는 건 아니다. 그동안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예능들의 포인트에 ‘콩콩팥팥’만의 매력이 담겨지면서 첫방송에서 목표했던 시청률 3%(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겼다. 20일 방송된 2회도 4.1%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콩콩팥팥’이 보여줄 성적에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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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tvN,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