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지가 '안나' 이후 '이두나!'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전작에 이어 차기작까지 주인공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답게 수지의 다양한 매력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수지, 양세종, 이정효 감독 등이 참석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두나!'(감독 이정효,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쇼러너스·스튜디오N , 제공 넷플릭스)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사랑의 불시착', '로맨스는 별책부록', '라이프 온 마스', '굿 와이프', '로맨스가 필요해 2012'에서 섬세하고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였던 이정효 감독이 청춘들의 빛나는 이야기를 완성했다.
수지는 극 중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아이돌 멤버였지만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셰어하우스에 숨어든 이두나로 분해 열연했다. 쿠팡플레이 '안나(ANNA)', 영화 '백두산', '건축학개론' 등 매 작품 탄탄한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수지가 확 달라진 이미지와 연기로 대중을 찾아온다. 지난해 큰 호평을 받았던 전작 '안나' 이후 처음 선보이는 차기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처음 대본을 받고 바로 원작 웹툰을 찾아봤다'는 수지는 "웹툰의 분위기를 알고 싶어서 봤는데 너무 설렜다. 이두나만이 가지고 있는 묘한 분위기가 있더라. 내가 안 해 봤던 캐릭터였고, 두나한테 마음이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며 "그래서 호기심을 갖게 됐고, 대본을 받았을 때도 너무 설레서 '꺄약~'했던 적이 많았다. 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지금 예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캐스팅 발표 직후 '싱크로율 100%'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수지는 "기분이 좋았다. '이두나' 웹툰을 봤을 때 '나한테도 저런 차가운 면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모르고 있겠지?' 하면서 보여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구현을 잘 해보고 싶어서 아마 작품을 보시면 싱크로율이 좀 더 좋다고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원작에 없던 히메컷도 시도했다며, "원작에서 이두나가 풀뱅에 옆머리가 살짝 있고 웨이브가 있다. 근데 그 머리 자체가 평소 화보를 찍을 때 보여준 모습이라서 뭔가 이두나 같은 모습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두나가 엉뚱하고 거침없는 모습이 있으니까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되는 걸 넣어보면 어떨가 해서 히메컷에 도전했다. 근데 너무 찰떡이었던 것 같다"고 자화자찬했다.
2010년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한 수지는 '이두나'에서 '드림스윗'이라는 걸그룹으로 활약한다. 실제 아이돌 생활을 해봤기에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았을 것.
그는 "이두나는 드림스윗이라는 인기 많은 걸그룹에서 메인 보컬을 맡았던 아이돌이다. 어떤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리고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게 된 인물인데, 굉장히 날카롭고 경계심도 많고 상처도 많다.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라며 "하지만 알고 보면 사람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사랑이 너무 고픈, 안아주고 싶은 캐릭터라고 느꼈다"며 자신의 감정을 설명했다.
미쓰에이 시절도 떠올랐다며, "사실 두나를 연기하면서 내가 아이돌 시절이었을 때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때 힘들었던 순간들을 정말 모르기도 했고, 돌이켜보니 부정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애써 밝게 넘어간 순간이 많았다"며 "두나는 온전히 힘들어하고 마음껏 표출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그런 부분들이 문득 많이 공감이 되면서 '아 좀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수지는 '안나'로 지난 4월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여자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랐고, 이후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 콘텐트아시아어워즈 TV시리즈 여우주연상, 제18회 서울드라마어워즈 국제경쟁부문 여자연기자상까지 여러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안나'를 기점으로 배우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담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사실 정말 부담이 없었다. 부담이 없었던 게 정말 다른 캐릭터였다. 두나를 준비하면서 너무 다른 모습과 너무 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렘이 커서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보실 때 '안나'가 생각나지 않길 바란다"고 답했다.
수지는 '이두나'를 찍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 연기과 수중신 등을 소화했는데, "어려움보다는 짜릿했다. 두나가 흡연신도 많이 나와서 감독님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 부분을 많이 걱정했다. 그 부분이 작품 선택할 때 '이런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더 설렜다"며 "두나라는 인물을 표한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장치가 되는 게 담배라서 두나스럽게 잘 표현하기 위해 그런 것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중신과 관련해 "수중신은 물을 좀 무서워해서 그 신이 좀 걱정 됐었다. 근데 이게 또 촬영에 들어가니까 하게 되더라. 두나가 초반에 그렇게 된 모습을 표현하는 거라서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물에 뛰어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상대역 양세종은 "수지가 이두나 그 자체라서 첫 촬영부터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고, 이정효 감독은 "춤, 노래, 연기까지 전부 소화하는 상황에서도 열정적으로 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민첫사랑이라는 수식어에 갇히지 않고, 인생작 '안나'를 내놓은 뒤, 또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수지가 '이두나!'에선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힌편 '이두나!'는 오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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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