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장항준 감독과 방송인 송은이가 손을 잡고 웰메이드 스릴러 '오픈 더 도어'를 완성했다.
1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오픈 더 도어'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장항준 감독, 영화 제작자 송은이, 주연 배우 이순원, 서영주, 김수진 등이 참석했다.
'오픈 더 도어'(감독 장항준, 제공제작 ㈜컨텐츠랩 비보, 공동제작 MADMANPOST·㈜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 ㈜콘텐츠판다·㈜비에이엔터테인먼트·㈜컨텐츠랩 비보)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작품이다. 과거 미국 교민 사회에서 일어났던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라이터를 켜라'(2002)로 첫 데뷔한 장항준 감독은 '불어라 봄바람'(2003), 드라마 '싸인', '기억의 밤'(2017), '리바운드'(2023)의 연출과 '끝까지 간다'(2013)의 시나리오 각색까지 장르의 한계가 없는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로 대중들을 매료시켰다. '기억의 밤'에 이어 6년 만에 스릴러 장르 '오픈 더 도어'로 귀환했다.
송은이는 미디어랩시소, 컨텐츠랩 비보 대표로서 활발할 활동을 펼치고 있다. MC, 예능인을 비롯해 CEO, 매니지먼트 운영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 중이다. 이번에는 '오픈 더 도어'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 제작에도 도전했다.
장항준 감독은 "5년 전 후배 감독과 술을 먹다가 이 사건을 듣게 됐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사건이었다. '영화를 만들거야?' 물었더니 자기 스타일은 아니라고 했다. 내가 만들어도 되냐고 했더니 자기가 저작권도 없는데 만드셔도 된다고 하더라. 이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가 '리바운드' 들어가기 전에 틈이 생겼다. 단편 영화를 하나 찍어야겠다 생각했다"며 "송은이 대표님께 보여드렸더니 본인이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웬 떡이냐' 생각했고, 그 떡을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챕터들을 하나하나 쓰다보니까 길진 않지만 장편이 됐다"며 탄생 과정을 공개했다.
송은이는 "컨텐츠랩 비보가 팟캐스트로 출발해서 TV 예능도 제작하고 매니저먼트로 확장되는 등을 하고 있는데, 스토리가 탄탄한 이야기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출발이 내가 알고 있는 감독님 중에서 가장 선하고 유쾌한 감독님인 장항준 감독님의 작품이면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욕심이 많이 없는데 그 부분에선 욕심이 났다. 비보에서 확장해 감독님과 함께해서 좋은 기회였다. 그 내용이 굉장히 흥미롭고 탄탄했고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했다"며 "시작은 단편이라서 우리가 경험이 없는 초보 제작자라 할 수 있는 영역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송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편으로 확대되고 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도움을 받았다. 공동으로 제작한 장원석 대표님에게 물어가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오픈 더 도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중간쯤 있는 '오픈 더 도어'에 장항준은 "본격 상업영화는 아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한테 작품이 꽤 많이 들어왔다. 그중에 개봉한 것도 2개 있다. 흥행하고 있는것도 있다. 창작자로서 끌리지 않는 걸 하고 싶지 않다. 근데 이 이야기는 꼭 해보고 싶었다. 오래간만에 상업영화의 치열한 바다에 들어가서 100만을 넘기고 200만을 넘기려고 자극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버리고 온전히 인간들의 욕망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들에 대해서 후회는 없는 것 같다"고 만족했다.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송은이는 "전부 별개의 일 같지만 재미난 걸 만드는 창작자이고 싶다. 이 영화 역시 아까 상업영화 비상업영화라고 하지만 어릴 때부터 영화를 너무 많이 봐왔고 좋아했다. '시네마운틴'을 팟캐스트로 제작했는데, 그 모든것들이 사실 다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것도, 시나리오에서 느껴지는 상업적인 공식을 깨서 그랬다. 앞으로도 매력있는 무언가가 놓여진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장항준 감독은 제작자 송은이에 대해 "내가 만났던 제작자 대표 중 가장 신장이 작았다.(웃음) 송은이 대표를 91년도 대학교 복학생때 만났다. 그리고 31년이 지났다. 친구이자 협력자로서 좋은 동료로 존재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 이후로 키가 좀 더 클 줄 알았는데 덜 커서 아쉽다"며 "옛날에 좋은 친구들이 서로 의지하고 협력 관계와 좋은 우정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여전히 어질고 능력이 좋고 훌륭한 사람이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송은이는 앞으로도 영화 제작을 하고 싶다며 "영화 제작에 돈이 많이 들지만 앞으로도 더 제작하고 싶고, 이번에 혹독하게 잘 배워가고 있다. 영화를 제작하고 놨더니 영화 본질에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여기 계신 배우분들 보다는 방송을 오래 했기 때문이다. 내 이름 석자라도 쓰임 받아서 많은 분들께 우리 영화를 홍보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와 있다. 이번에 해보니 유튜브나 티비 예능과는 확실히 다른 성격임을 알았다. 만든는 건 똑같지만 영화는 뭔가 좀 다른다는 걸 경험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제작도 해보고 싶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장항준 감독도 "우리가 전면에 나서도 되는 것이냐 걱정했는데 영화사 측에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송은이는 "우리의 가벼움이 누가 되는거 아니냐 했는데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며 웃었다.
이와 함께 송은이는 "'장항준이 김은희 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고 했고, 장항준 감독은 "정말 김은희하고 싶다. 김은희는 정말 훌륭한 작가님이시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힌편 '오픈 더 도어'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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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