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데 재밌어" '거미집' 송강호→정수정, 좋은 영화 위한 욕망 터졌다(28th BIFF)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10.07 18: 27

 “사람마다 목표는 각각 다른데 조금 더 나은 자신을 위한 욕망들이 부딪혔을 때 (또 다른) 어떤 목표가 완성된다.”
송강호는 7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BIFF X GENESIS 무대에서 열린 영화 ‘거미집’의 오픈 토크에서 영화 속 영화에 대해 “‘거미집’ 속 영화 촬영장(신성필름)은 그 욕망을 실현시키는 장소다. 영화 속 영화감독과 배우들, 스태프가 그렇다”라며 ‘거미집’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거미집’(감독 김지운, 제공 ㈜바른손,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앤솔로지 스튜디오, 공동제작 바른손 스튜디오・㈜루스이소니도스)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김지운 감독,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박정수, 전여빈, 정수정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김지운 감독,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박정수, 전여빈, 정수정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김지운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김열 감독 역을 맡은 송강호부터 원로배우 오 여사 역의 박정수, 톱배우 이민자 역의 임수정, 톱스타 강호세 역의 오정세, 대세 배우 한유림 역의 정수정, 신성필림 후계자 신미도 역의 전여빈, 그리고 각색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이날 오픈 토크에 참석했다.
김 감독은 “욕망이 들끓는 배우들의 원색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제가 영화 ‘놈놈놈’이나 ‘달콤한 인생’을 찍을 때 더 가혹했었다. 배우의 감정이 극단적으로 올라오면 관객들이 보시면서 감동을 받는다. 배우들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힘든 주문을 해서 끝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며 “근데 ‘거미집’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잘해줘서 제가 가혹한 디렉션을 안 해도 스스로 가혹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자신의 연출 방향을 밝혔다.
이날 김열 감독 역의 송강호는 “저는 김지운 감독님과 25년 간 5편을 했다. 평균 5년에 한 번이다. 앞으로 5년은 못 보지 않을까”라고 농담하며 말문을 열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송강호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그러면서 그는 “저는 김지운 감독님이라는 예술가와 영화 여행을 떠난다는 게 굉장히 설렜다. 설레는 마음 한켠에 두려움도 있었다”며 “왜냐하면 새로운 목적지가 있으니까 거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에서 희열을 느끼겠지만, 그와 함께 고통도 따르기 때문이다. 김지운 감독님과 제가 맡은 김열 감독 사이에 동질성을 느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김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 “장영남이 연기를 너무 잘해 놀랐다. 김지운 감독님과 동시에 얼굴을 바라봤다. 저희가 약속도 안 했는데 통했다”라며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어 외롭다. 어떨 땐 감독이 참 편하다 싶기도 했었다. 배우만 너무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실제로 감독 역을 맡아보니, 감독은 힘들어도 어디가서 얘기를 못 한다. 제가 연기를 하면서 영화감독님들의 마음을 알게 됐다. 다시는 감독 역할을 하고 싶지 않다.(웃음) 외롭고 고독했다. 인간적으로도 연민이 가는 분야”라고 돌아봤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오정세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이에 김지운 감독은 “감독은 공포와 두려움을 감춰야 한다. 그걸 감추고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믿음과 신뢰를 줘야하는 게 힘들고 외롭다”는 감회를 전했다.
한편 오 여사를 연기한 박정수는 “이 배우들끼리 화합이 잘돼서 너무 좋았다. 연예인들에게 운이 따라야 하는데 제가 정말 천운을 만난 거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지운 감독도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박정수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전여빈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전여빈은 “‘거미집’은 ‘중꺾그마’를 품고 있는 영화다. 자신의 마음을 놓치지 않은 영화”라고 홍보했다. 미도 캐릭터에 대해 그녀는 “미도는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기필코 완성하겠다는 집념 있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수정은 “김지운 감독님이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가혹하진 않으셨다”며 “원하시는 게 정확한데 저에게 아주 정확하게 디렉션을 주셨다”고 촬영 당시 느꼈던 점을 털어놨다.
송강호는 ‘거미집이 독특하고 이상하다. 하지만 재밌다’는 관객들의 평가에 “더욱더 이상해지려고 연기하고 창조한다. 일련의 모든 작업 형태가 이상해지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너무 이상하다’는 말이 칭찬으로 들린다”고 말하며 웃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임수정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BIFF X GENESIS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가 열렸다.  정수정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 foto0307@osen.co.kr
이에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를 창조하려고 했다면서 “팬데믹 이후 영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에 대한 사랑을 갖고 질문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 ‘거미집’”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내 영화는 더더욱 젊어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인터뷰에서 했었는데 ‘거미집’이 그런 마음을 불러왔으면 한다”고 바랐다.
끝으로 송강호는 “관객들 앞에서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다시금 느끼고 있다. 그간 팬데믹도 있었지만 사실 영화에 대한 순수한 가치가 점점 더 소중해진다”면서 “여기에 와주신 여러분들의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그 고마움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인사했다.
‘거미집’은 현재 극장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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