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에 하나도 뒤처지지 않게 잘 만든 영화다. 이 영화를 보시고 관객들이 많은 감동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좋은 고전 작품을 봤다는 생각이 드실 거다.”
배우 나문희가 7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BIFF X GENESIS 무대에서 열린 새 영화 ‘소풍’의 야외무대인사에서 “독보적인 김영옥, 멋있는 박근형, 그럴듯한 나문희. 이렇게 고전 배우 셋이서 100세보다 더 늙을 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 만큼 호흡을 잘 맞췄다. 셋이서 템포를 늦추지 않고 간들간들하게 잘 맞췄다”고 케미스트리를 이 같이 자평했다.
‘소풍’(감독 김용균, 제작 (주)로케트필름, 제공 (주)에스크로드)은 인생의 황혼기를 다시 꽃피우는 영화. 나문희는 은심 역, 김영옥은 금순 역, 박근형은 태호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28회 부산 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받았다.
오랜 우정을 자랑해 온 나문희와 김영옥은 영화 속에서도 절친이자 사돈으로 만나, 60여 년 만에 고향 남해로 우정 여행을 떠난 모습을 그렸다. 여기에 박근형은 고향 남해를 지키며 사는 태호 역을 맡아 변치않는 '잘생김'을 자랑했다.
연출은 ‘와니와 준하’(2001), ‘분홍신’(2005),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더 웹툰: 예고살인’(2013) 등을 선보였던 김용균 감독이 맡았다.
김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소풍 같은 영화였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저의 모든 바람이 마법처럼 이뤄졌다. 거장인 세 배우들과 일한 게 너무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김용균 감독은 “우연찮게 이 작품을 만난 게 기적 같다. 연출을 안 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며 “진심을 담아 연출했는데 배우님들의 연기에 고스란히 드러날 거 같다. 특히 벚꽃 피는 시기에 영화촬영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 ‘열혈남아’(2006) 이후 17년 만에 부산영화제를 찾은 나문희는 “‘열혈남아’로 부산에 왔었다. 날씨 좋은 부산에서 영화제를 계속 한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반면 부산영화제에 처음 왔다는 김영옥은 “처음 와서 더 행복하다. 여기 문화제 젖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소풍’은 우리 가족들끼리 놀았다는 기분이 든다. 나문희, 박근형 등 60년 넘게 같이 해온 동료들과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의미 깊다. 연기는 물 흐르듯 했다. 감독님이 정교하게 잘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박근형도 “저도 배우 생활하면서 부산영화제에 처음 왔다. 너무 기분이 좋다”며 “저희 영화 ‘소풍’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보시고 소풍을 가셔도 좋을 거 같다”고 홍보했다.
이어 그는 “제가 순발력 있는 배우는 아닌데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애드리브를 해봤다”며 “해변가 평상 위에 앉아 있다가 콘티에 없고 감독님이 요구하지도 않았던 춤을 췄다. 황혼녘에 아주 멋진 장면이 나왔다”라고 기대를 높였다.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한 ‘소풍’은 극장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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