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혜영이 '같이 삽시다'에서 목숨을 걸었던 탈북 후 한국에서 세 번의 결혼과 이혼까지 파란만장했던 개인사를 밝혔다.
1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약칭 같이 삽시다)에는 김혜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혜영은 북한 출신으로, 탈북 전 북한에서 배우 활동을 하던 인물이다. 부모, 두 동생과 함께 온가족이 탈북에 성공하며 1990년대 말 '귀순 배우 1호'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제가 북한에서 태어나 25년, 한국에 온지 25년이 됐다"라며 '사선녀' 박원숙, 혜은이, 안소영, 안문숙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국에서의 25년, 김혜영은 파란만장한 시간들을 견뎠다.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것. 그는 "북한에서 남자 손 한 번 안 잡았다. 북에서는 키스 한번 하면 결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 여기 왔는데 첫 남편으로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다. 제가 꽃봉오리 예술단으로 너무 잘 나갈 때 돌아가신 박주아 선생님과 연극 ‘여로’를 했는데 팬으로 만났다. 박주아 선생님 조카의 친구였다. 성형외과 의사였던 첫 번째 남편이 춘천에서 개업을 했는데 서로 바빠 제대로 얼굴도 못봤다. 그러다 갑자기 이혼을 통보받아서 처음 겪는 이별이 너무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1998년에 한국에 와서 2002년에 처음 결혼을 했다. 두 번째 결혼은 아들도 낳았는데 3년 만에 이혼했다. 애가 엄마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일찍 철들었다. 힘들면 사람이 안 웃게 되지 않나. 애가 다섯살 때 '엄마 복이 들어와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복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라며 울컥했다.
경제적 어려움은 없었지만 사업 실패도 겪었다고. 김혜영은 "그동안 식당도 두 번이나 차려봤다. 첫 식당은 식사하면서 공연 보는 극장식 레스토랑이었다. 북한예술단 출신의 탈북민이 공연했다. 정말 잘 됐다. 해외에서 손님들이 올 정도였다. 그런데 그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다. 새 주인이 나가라고 하더라"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그 다음에 서초동에서 다시 식당을 했다. 고모가 제주도에 계신데 제주도 삼치가 유명하지 않나. 고모 지원을 받아서 하기로 했다. 그런데 또 경매에 넘어갔다. 그나마 제가 다행이라고 생각한 게 제 수입을 아버지가 관리해주셨다. 나중에 아버지가 통장을 주시는데 앞에선 말 못하고 차에서 펑펑 울었다. 자식으로서 죄송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혜영은 "제가 꽃봉오리 예술단 하면서 친해진 김지선 언니가 그더러라. '너 목숨 걸고 압록강 건넜는데 여기서 끝낼 거냐'라고. 진짜 내가 목숨 걸고 건넜는데 총도 맞을 뻔 했는데 못 할 게 뭐가 있나 싶었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더했다. 실제 그는 동생들과 먼저 압록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북한의 경비대들이 총을 쐈고, 뒤늦게 만난 부모와 1년 8개월을 숨어 산 끝에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와서 제일 먼저 본 건 KBS 방송국이었다. 그때 제가 뉴스에 나왔다. '귀순 배우 1호'라고. 하루 아침에 '김혜영이 누구야?'라고 다들 그러더라. 처음 CF 제안이 들어왔는데 그때 개런티로 1억 원을 제안받았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더했다. 이후 '개그콘서트' 꽃봉오리 예술단 등을 거쳐 현재는 12년 째 '폭소 춘향전' 등을 공연하며 배우 겸 가수로 꾸준히 활동 중이라고. 이에 김혜영은 "저 이번에 신곡도 나왔다. 설운도 선배님이 써주신 곡이다"라며 신곡 '꼭 만나요'를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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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