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세리가 공동묘지 훈련설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윤도현과 박세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90년대 ‘골프 천재’로 이름을 알리고, 대한민국 골프계의 역사를 새로 쓴 박세리는 이날 23년 간의 선수 생활을 되돌아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세리는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제가 둘째 딸이고 세 자매 중 유일하게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부에서 육상을 했고 중학교도 육상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갔다. 그런데 아버지가 6학년 때 골프를 해보라는 제의를 하셨다. 골프 연습장에 데려가서 쳐봐라 했는데 그때는 흥미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아버지 친구분이 골프 대회 관람을 데려 갔는데 학생 선수들을 소개해주셨다. 뭔지 모르는 스파크가 튀었다. 해봐야 겠다 하고 시작했다. 제가 욕심이 많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든 항상 최고가 될 거야 라는 생각이 있었다. 또래 친구들에게 자극을 받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큰 대회에서도 남다른 담력을 보여주는 박세리의 모습에 공동묘지에 가서 연습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박세리는 공동묘지에서 연습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며 “골프장이 산을 깎아서 만드는 거라 산에 묘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후 16살에 중학생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선수를 제치고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박세리는 스무살에 미국 LPGA에 도전했다. 그는 “주변 반응이 되게 부정적이었다. 환경 조차 너무 다르다보니까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들어올 건데 왜 굳이 가냐 했다. 영어 공부도 안하고 단순하게 큰 무대에 가보고 싶다 생각에 무작정 갔다”고 밝혔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US 오픈에서 바로 최연소 우승을 한 박세리는 당시 양말을 벗고 맨발로 물 웅덩이에 직접 들어가 경기를 진행 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처음에는 공이 빠진지 몰랐고 물 근처까지 갔겠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니까 연못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이 잔디 위에 떠있더라. 기회가 남았구나 아직 끝난게 아니구나 싶어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진출하면서 목표 중 하나가 저 대회를 선수 마감 전에 한 번이라도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첫 출전에 이룬 거다. 저 대회 우승하고 부터가 저도 시작이었다. 하면 되는구나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하나도 없다. 선수 생활을 오래했지만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손의 감각이 최고였던 게 그 때 한 번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에까지 입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그 직후 슬럼프를 맞이했다.
박세리는 “1년 반 정도 힘들었다. 국내 대회 초청 이후 미국 대회를 바로 와서 했는데 그때 시작이 됐다. 시차때문에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다음대회에서 더 안좋더라. 입스가 오는데 필드에 서는 순간부터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어떻게 해야 되지 그런 생각밖에 안들었다. 어제와 다른 나가 너무 무섭더라. 하루하루가 너무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옆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거다. 힘들어 근데 나만 힘든 거 아니니까 그렇게 최면을 걸면서 더 잘하려고 채찍질만 했던거다. 잘했다 수고했다를 한 번도 안했다. 번아웃 처럼 와버린거다. 그다음부터는 하나씩 정리를 했다. 시작했던 나로 다시 가보자 하고 하루하루 다르게 생각했다. 오늘이 좀 더 나아진 것 같다 생각 하다보니 어느순간 다시 연장전에 가게 되고 또 우승을 하고 재기를 했다. 그 대회가 큰 의미였다. 너무 기뻤다.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세리는 “골프가 곧 박세리”라며 “제 개인적으로 꿈을 이루고자 시작했던 건데 제 꿈이 누군가의 꿈이 되는 순간부터 많이 달라졌다. 후배들이 꿈을 꿀 수 있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아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올해부터 아시아 주니어 대회를 개최한다”고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mk3244@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