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측이 5번째 항소심 공판에서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27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 원종찬 박원철) 심리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등)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총괄과 직원 A씨의 항소심 공판이 진행됐다.
앞서 양현석 총괄은 아이콘의 전 멤버인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고자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 및 협박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한 씨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제보했으나 번복했다. 이후 2019년 한 씨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진술 번복 과정에서 양현석 총괄과 YG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한 씨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양현석을 비롯한 피고 3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한서희를 협박했는지 여부에 집중했고, 이익을 기대한 행동이 있었다면 협박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이후 검찰은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이날 항소심 5차 공판에서는 양현석과 직원 A씨가 출석한 가운데, 검찰 측은 두 사람에 각각 징역 3년, 2년을 구형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증인 한 씨의 증언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었다. 변호인 측은 “한 씨는 지금까지 경찰 및 검찰에서 10회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2016년 8월에는 경찰 3회, 2017년 빅뱅 탑 마약 관련 사건에서는 경찰에서 3회를 받았다”라며 “한 씨의 마약 전적이 이번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냐 하셨지만, 한 씨의 증언이 유일한 증거인 이번 사건에서 한 씨의 진술은 단순히 모순되거나 모호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질문에 따라, 자신의 기분에 따라 말이 달라진다. 전혀 진술에 진정성이 믿어지지 않고, 이 모든 게 한 씨의 마약 전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씨는 그간 단순히 마약 흡입뿐이 아니라 구매, 판매 외에도 LSD에도 손을 댔다. 검사 결과도 온갖 마약이 다 검출되었다. 또한 한서희는 미국에서 체포되어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되었음에도 마약을 했고, 재판 도중에도 또 마약을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마약 재판에서도 징역을 받아 아직도 수감 중이다. 아직 20대에 불과한 젊은 여성이 시종일관 마약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이 사건 재판 중에 일어나기도 했다”라며 “한 씨는 사리 분별력이 없고, 자기 절제력이 없고, 재판도 가벼이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한 씨는 경찰 조사를 마치고 2016년 12월 피고인 A씨에게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며 금품을 요구했다. 그 요구는 공익신고 이후에도 이어졌다. 이에 한 씨는 장난이라고 주장했지만 5억, 10억은 장난삼아 할 말이 아니"라며 "한 씨의 의도는 분명하다. 양현석과의 만남을 통해 김한빈의 마약을 진술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도 도움을 받으려고 했던 것. 만약 피고인이 돈을 주기로 했다면, 3차 이후에 돈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줄 이유도 없고, 준다고도 안 했다. 피고인(양현석)은 김한빈이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바른대로 말하라'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끝으로 변호인 측은 "한 씨의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은 한 씨가 지속적인 마약 행위를 한 것과, 재판을 가볍게 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양현석은 한 씨의 거짓 증언으로 수년간 힘들게 쌓아 올린 명예가 무너지고, 고통에 불면증까지 앓고 있다"라며 "제1심에서 피고인의 협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한 씨를 ‘질책했다’고 표현했고, 검찰 측은 ‘질책’이라는 표현이 곧 ‘위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엇이 ‘위력’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 질책은 '꾸짖는다'는 것인데, 한 씨와 양현석은 지위 관계가 없는 ‘남남’이다. 위력으로 인해 제압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한 씨는 사례를 받을 욕심으로 김한빈의 마약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이라며 “재판부 담당자께서 피고인들에 대한 모두 무죄를 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법률 대리인의 최후 변론 후 양현석은 사전에 준비해 온 A4 용지 두 장에 걸친 최후 변론 입장을 침착하게 읽어 내려갔다.
양현석은 "저는 서태지의 아이들 이후로 1997년 YG 엔터를 설립해 지난 27년간 수많은 가수를 발굴하고 스타를 발굴하는 일에 매진해 왔으며, 그들의 음악과 안무, 뮤직비디오 등, 모든 것을 총괄하는 프로듀서로서 해야 할 역할로 최선을 다해왔다. 단 한 번의 실수나 흐트러짐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 역시 공인인지라 모범이 되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왔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간 여러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기다렸을 뿐, 저의 개인적인 소견이나 입장을 언론이나 SNS에서 언급한 적이 없음을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저는 이번 일을 통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사람이 갖춰야 할 소명과 책임감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성찰했다. 더불어 그 어떤 빌미가 생길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하겠다. 이제는 제가 본연의 자리에 돌아가 K-콘텐츠를 만들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항소심 공판 선고는 오는 11월 8일 오후 2시 40분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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