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서형이 '영평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30년 연기 인생 동안 두드렸던 영화계에서 드디어 인정받았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육정학)는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 43회 영평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날의 여우주연상은 배우 김서형이 가져갔다. ‘영평상’ 측은 “김서형 배우 님이 연기 생활을 30년 하셨더라. 그런데 이번 작품을 보고 배우가 어떤 작품을 하는지는 안목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비닐하우스’는 아주 작은 작품이었다. ‘SKY캐슬’ 까지 나오셨던 김서형 배우님이 이런 작품을 선택하신 게 너무 놀라웠다. 그런데 ‘비닐하우스’는 올해의 10선에 들어간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의 규모를 떠나 좋은 작품을 보여준다는 게 김서형 배우님의 스타성이라고 봤다. 영화는 김서형 배우님이 자기 뺨을 때리는 모습도 나왔을 정도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대변하는 어두운 영화였다. 마치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처럼 신들린 연기를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셨다. 이 작품을 통해 30년 관록을 떠나 올해 최고의 연기라고 볼 수 있었다. 배우가 이 시대를 기억하고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알았다. 좋은 연기에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평했다.
김서형은 “그 전에도 단편영화, 독립영화에는 관심이 많았다. 늘 배우들은 좋은 시나리오에 목마르다. 그 선상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만난 것 같다. ‘비닐하우스’는 주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편으로는 제 이야기이기도 했다. 요새는 대한민국이, 올해 영화들에서 주거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주거 공간이 획일화된 대한민국 안에서 누가 약자이고 누가 강자일 것인지는 우리가 평가할 일이 아니라고 봤다. 그 비닐하우스 안에서 어떤 공간도 그 사람의 꿈을 논할 수는 없다고 봤다. 누군가의 눈에는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고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시간 안에 지붕이 되어준 연기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30년 시간에 너무 깊이 감사를 드린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특히 그는 “제가 드라마로는 인사를 많이 드렸는데 영화의 문을 참 많이 두드렸다. 그 스타트가 오늘이다. 오늘 또 한번 성장할 수 있게 단비를 내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울먹였다. 이어 작품 속 스스로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에 대해 “물론 시나리오에 있었다. 하나도 안 아팠다. 마음의 병이 더 아프다. 때리는 내 자신이 더 편할 수 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에 저를 빗대 생각했기 때문에 희망을 바랐다. 불행이 아니라. 이제 칭찬이 모자란 사회가 돼가는 것 같아서 이 작품이 행복했다”라며 감격해 웃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약칭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지난 1980년부터 매년 그해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창립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평론가 단체다. 지난 1960년 설립돼 꾸준히 전통과 권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김성락 기자 / ksl0919@osen.co.kr